휴대폰 시장을 둘러싼 SK텔레콤과 LG텔레콤의 경쟁이 요금인하와 같은 서비스 개선보다는 상호 비방 광고로 이어지는 등 본말이 전도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최근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상대방을 자극하는 광고를 잇따라 게재하는 등 상대방 흠집내기에 힘쓰고 있는 모습이다.
SK텔레콤은 이달 초 발신자번호확인(CID) 서비스 요금 무료화 광고를 내면서 KTF와 LG텔레콤의 요금을 나란히 비교하는 광고를 시작했다. 타사는 1,000~2,000원의 요금을 받고 있으나 SK텔레콤은 무료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였다.
이에 맞서 LG텔레콤은 최근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서비스 광고를 시작하면서 “가장 큰 이동통신사가 주저할 때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문구로 아직 지상파 DMB 휴대폰 유통을 시작하지 않은 SK텔레콤을 겨냥했다. LG텔레콤은 특히 “일등 회사는 계산기를 두드리며 망설이고 있다”는 자극적인 문구로 SK텔레콤을 비난하고 나섰다.
광고로 시작된 양 사의 감정싸움은 다시 가입자 증감 싸움으로 이어졌다. LG텔레콤은 이달 1일부터 10일 사이에 가입자가 4,600명이 감소하면서 시장점유율이 0.02% 하락한 데 대해, “SK텔레콤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가입자를 빼앗겼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기간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은 0.02% 증가했다.
반면 SK텔레콤은 통신위원회의 불법 휴대폰 보조금 지급 조사를 앞두고 LG텔레콤이 의도적으로 가입자 수치를 낮춰 조사의 칼날을 피하고 경쟁사를 끌어들여 본질을 흐리기 위한 작전이라고 반박했다.
정부나 업계에서는 양 사의 비방 광고나 가입자 증감 공박을 서비스 부재 및 시장 혼탁을 가리기 위한 얕은 수단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 경쟁을 위한 비교 광고라면 소비자들도 납득하겠지만 정작 소비자들에게 제공해야 할 요금인하와 통화품질 개선 등 부실한 서비스를 가리기 위한 수단이라면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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