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당권경쟁에서 합종연횡 구도는 핵심 포인트다. 전략적 연대가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순위변동은 물론 당락자체가 뒤바뀔 수 있다. 연대를 이끌어내는 3대 변수는 정치적 성향, 지역, 세대다.
우리당 경선에서 합종연횡 변수가 유독 높은 것은 1명의 대의원이 두 명의 후보를 찍는 1인2표제이기 때문이다. 1순위 표든 2순위 표든 관계없이 단순집계해 순위에 관계없이 많이만 얻으면 된다. 각 진영에서 지지자들의 2순위 표를 교환하는 식으로 연대가 가능한 것이다.
합종연횡의 기본축은 정동영 고문과 김근태 고문 두 진영이다.
정 고문은 김혁규 의원과, 김 의원은 김두관 대통령 정무특보와의 연대가 점쳐진다. 정치적 성향과 지역적 고려가 연결고리다. 김 의원과 김 특보는 영남 출신으로 각각 대표적인 친노 그룹인 ‘의정연구센터’와 ‘참여정치실천연대’의 지원을 받고 있다.
1위를 노리는 정ㆍ김 고문 입장에서 보면 두 사람과의 연대는 기본 조건이다. 김 의원과 김 특보 입장에서도 최대 지분을 가진 정ㆍ김 고문과의 연대는 놓칠 수 없다. 정ㆍ 김 고문의 2순위 표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당락의 관건인 셈이다.
정ㆍ김 고문과 40대 재선그룹의 관계설정도 눈여겨볼 사안이다. 김부겸 김영춘 임종석 이종걸 의원 등 4명은 현재까지는 자신들끼리의 상호연대에 치중하고 있다. 예선에서 낙마한 인사는 누구든 통과한 다른 사람을 집중 지원한다는 약속을 하는 식이다. 이 의원이 가장 적극적이다.
조직보다는 ‘40대 신기수론’을 앞세운 바람몰이를 기대하는 이들이라 정, 김 고문과의 공개적인 연대엔 신중하다. 거대 계파에 기대는 2중대가 돼 당선을 노린다는 비판에 대한 우려도 크다.
김영춘 의원만 해도 “계파와 후보들간 합종연횡은 당심을 왜곡하고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며 정,김 고문을 축으로 한 연대 흐름을 일축했다.
그러나 이들 역시 당내 기반이 취약해 전당대회가 임박하면 정, 김 고문 중 한 쪽과 손잡을 수밖에 없으리란 관측이다. 성향상 이종걸, 김영춘 의원은 정 고문과, 김부겸 임종석 의원은 김 의원과 가깝다.
또 하나 눈 여겨 볼 부분은 연대가 아닌 배제 전략이다. 경쟁상대인 특정후보를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작전이다. 이 고민은 김 고문보다는 정 고문쪽이 많이 하는 편이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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