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원내사령탑을 향한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김한길, 배기선 의원이 맞붙는 이번 경선은 후보 개인으로는 ‘협상력 대 포용력’의 대결이지만, 당 전체로 보면 2ㆍ18 전당대회에서 격돌하는 정동영계와 김근태계의 대리전 성격도 짙다.
두 후보는 사뭇 다른 스타일이다. 김 의원은 추진력과 협상력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지난해 국회 신행정수도특위 위원장을 맡아 마라톤 협상 끝에 한나라당과 행정도시특별법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총선과 대선 등 중요한 선거 때마다 기획파트를 총괄했을 만큼 자타가 공인하는 전략 통이기도 하다.
반면 배 의원은 친화력과 조정력에서 후한 점수를 얻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무총장을 지내면서 당내 불협화음을 무난히 조정해 중진과 초선 의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계파색이 상대적으로 엷어 공평무사한 원내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 않다.
두 후보는 모두 최근 개각파동을 의식한 듯 당청관계 개선을 강조하는 한편 당내 계파들과도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경선(24일)이 다가올수록, 정동영 김근태 고문간 당권 경쟁이 격해질수록 원내대표 레이스가 양대 계파의 대결 양상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전당대회에 앞선 분위기 장악, 새 의장과 원내대표의 원만한 호흡 등을 위해 정동영계는 김 의원을, 김근태계는 배 의원을 지원할 것이란 얘기다.
여기에 한나라당이 ‘싸움닭’으로 통하는 이재오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한 점, 무계파 초선 의원이 40여명에 달한다는 점도 무시 못할 변수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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