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 무대가 중국 남부 개혁 개방 지역에서 베이징(北京)으로 옮겨졌다. 세계의 시선은 김 위원장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결과, 회담이 북핵 6자회담 등에 미칠 영향에 모아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16일 오후에서 17일 오전 사이 베이징에 도착한 것으로 추정되나 17일 오전 도착이 유력하다. 김 위원장의 행적은 15일 선전에서 북쪽으로 출발한 특별열차가 16일 낮 12시 장시(江西)성 난창(南昌)을 시속 60㎞ 정도로 통과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면서 노출되기 시작했다. 이후 17일 오전 8시 30분(한국시간 오전 9시 30분) 베이징 국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臺)로 들어가는 40여대의 차량 행렬이 확인됐다. 댜오위타이에서 정상회담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차량 행렬 진입 당시 경찰 호위차량과 주변 경비 차량 30여대가 포진해 있었고, 무장경찰이 도로변과 지하철역 입구 등을 통제했다. 베이징에서 목격된 차량들은 광저우(廣州) 바이텐어 호텔 앞에서 목격된 김 위원장 일행의 탑승 차량과 같은 것이었다. 또한 16일 북측 경호원으로 추정되는 70여명이 베이징 북한 카페 겸 식당인 대성산관에서 냉면 등을 먹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 일행이 탄 열차가 언제 어느 역에 도착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은 채 차량이 외곽의 고속도로를 통해 시내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됐다. 인공기는 달지 않았지만 시간과 차량 행렬, 경호 규모 등으로 미뤄 김 위원장 일행이라는 것을 짐작할 뿐이다.
김 위원장은 베이징에서 후 주석을 비롯한 중국공산당 고위 지도자들과 회담 후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관측되지만, 평양으로의 출발 일시가 언제 일지는 여전히 안개 속에 쌓여있다. 베이징의 한국 정보소식통들은 “북중 정상회담은 환담과 식사가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형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지난해 10월 방북한 후 주석의 제안으로 이뤄졌고 그 해 12월초 준비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김 위원장 측근으로 알려진 당 관료 일행이 이번 순방코스를 사전 답사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답사에 참가했던 한 인사는 “광둥에서 김일성종합대학 동창인 장더장(張德江) 당서기를 만났다”면서 “큰 건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큰 건’을 확인하려는 기자에게 “한국에서 공연을 추진 중”이라고 얼버무렸다.
베이징=송대수, 특파원 ds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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