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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못보는 일흔 여섯 형장의 이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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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못보는 일흔 여섯 형장의 이슬로…

입력
2006.01.1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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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을 볼 수 없다. 귀도 거의 들리지 않는다. 휠체어에 의지해 살아가야 한다. 게다가 일흔 여섯을 넘겼다. 정상으로 살아가기 조차 힘든 그가 결국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클레렌스 레이 알렌(76)은 17일 새벽 12시38분 샌프란시스코 북쪽 샌 ?틴 주립 교도소에서 독극물 주사를 맞고 숨졌다. 이날은 그의 일흔 여섯번째 생일 바로 다음날로 그는 1977년 캘리포니아주가 사형 집행을 재개한 후 사형 당한 13명 중 가장 나이가 많으며 지금까지 미국 내에서는 두 번째로 나이가 많다.

그의 변호사는 “알렌은 당뇨병으로 고생했고 지난해 9월 심장 마비 증세를 보이는 등 건강이 매우 좋지 않고 사형 판결 후 이미 23년 동안 수감 생활을 했다”며 “그를 사형대에 올리는 것은 ‘잔인한 처벌은 할 수 없다’는 헌법을 어긴 것”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대법원과 아널드 슈워제너거 주지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워드 캠벌 담당 검사는 “그는 무고한 젊은이들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우리 사법 체계에 심각한 도전을 했다”며 “사형 집행은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알렌은 1974년 자신이 도둑질한 사실을 알고 있다는 이유로 아들의 여자 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 당했다. 그리고 함께 복역 중이던 동료에게 2만 5,000달러를 주면서 자신의 살해 현장을 목격한 증인 3명을 청부 살해한 혐의로 1982년 사형 판결을 받았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지난달 노벨 평화상 후보로 다섯 차례나 이름을 올렸던 스탠리 투키 윌리엄스가 같은 곳에서 사형 집행 당했을 당시 일었던 사형 반대 운동이 다시 한 번 거세게 일고 있다”고 전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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