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은행권의 가장 큰 이슈는 뭐니뭐니해도 대규모 인수ㆍ합병(M&A)이다. 외환은행과 LG카드라는 대형 매물이 나오면서 이들 금융사의 새 주인이 결정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두 금융사가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은행권의 서열이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은행권 M&A는 은행주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우리투자증권은 17일 과거 미국의 선례 등을 참고할 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우리투자증권 조병문 연구원은 “지난 10년 동안 미국의 은행들은 줄기차게 M&A를 진행해왔으며 이 결과 미국 은행주 수익률은 시장수익률을 49%나 초과했다”며 “M&A가 진행되면 기대감으로 인해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의 주가가 모두 상승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라고 말했다.
M&A 수혜를 입게 될 종목들로는 국민은행 우리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외환은행 등이 지목된다.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을, 우리금융과 신한지주는 LG카드를 인수하기 위해 물밑 경합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물론, M&A 확정때까지는 여러가지 변수가 있겠지만 어떤 변수를 고려하더라도 해당 은행들의 주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조 연구원의 판단이다. 우선, 외환은행 인수전이 본격화할 경우 국민은행 하나금융 외환은행이 모두 M&A 기대감에 따른 주가 강세 수혜를 입게 될 전망이다.
인수전에서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차지한다면 기대감의 주가 반영이 일단락될 수 있지만 하나금융이 탈락할 경우에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할 수 있다. ‘덩치 불리기’에 실패한 하나금융 자체가 새로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 경우 우리금융이나 신한지주 중 LG카드 인수에 실패한 금융사가 하나금융을 상대로 M&A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해당 금융사들의 주가 강세가 좀 더 지속될 수도 있다.
하나금융의 경우 인수 주체가 되는 것보다 피인수 대상이 되는 것이 주가에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견해도 나왔다. 조 연구원은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증자가 불가피해지며 이는 한동안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반면, 하나금융에 대한 M&A 가능성이 제기되면 성사 가능성과는 별개로 기대감이 발생해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투자증권은 M&A 과정에서의 각종 변수들과 올해 실적 등을 고려해 우리금융을 최선호 종목으로 꼽았으며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주가 전망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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