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16일로 1주일째를 맞았다. 그는 15일 밤 전용열차편으로 선전(深 土+川)을 떠난 사실이 확인됐다.
중국 남부 개혁ㆍ개방 1번지 시찰을 마친 김 위원장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북상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의 극비 방중이 길어짐에 따라 갖가지 궁금증이 제기되고 있다.
이렇게 오래 북한을 비워도 되나
김 위원장은 앞으로 이동 거리와 일정 등을 감안하면 최소 열흘 정도 북한을 비울 것으로 예상된다.
2001년 1월 상하이와 베이징(北京) 방문 당시 5박6일 일정의 2배다. 2001년 7~8월 24일간 러시아를 방문한 데 이어 두 번째로 긴 해외 일정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2~3년간 북한 경제가 바닥을 치고 성장하는 추세고, 내부 정세도 안정되고 있어 김 위원장이 자신감을 가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어떻게 이동하나
김 위원장은 주로 전용열차를 타고 이동 중이다. 그는 10일 새벽 북한 신의주에서 중국 단둥(丹東)으로 넘어올 때 기차를 탔고, 선양(審陽) 지난(濟南)을 거쳐 11일 오전 허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 도착했다.
이어 중국 최남단 광저우(廣州) 선전까지 내려온 뒤 다시 전용열차를 타고 북쪽으로 올라간 게 확인됐다.
한때 전용열차의 동선이 포착되지 않은데다 우한이나 광저우에 정기노선이 없는 북한 고려항공 민항기가 김 위원장 방문에 맞춰 공항에 계류 중인 사실이 확인돼 비행기도 함께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다.
하지만 관계당국은 이 비행기는 김 위원장의 이동경로를 사전 답사하는 경호ㆍ지원팀 수송기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단거리의 경우 40~50여대의 경호 지원차량과 함께 방탄 리무진을 타고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누가 함께 다니나
김 위원장을 수행하는 북측 인원은 100여명에 달한다. 과거 방중 때에 비해 2배 가까이 많은 인력이다.
주요 수행인사는 경제정책 전반을 총괄하는 박봉주 내각 총리, 군수ㆍ핵개발 분야 총책임자인 전병호 노동당 중앙위 군수담당 비서, 핵협상 실무 책임자인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군부 실세 김영춘 인민군 총참모장 등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이 13일 오전 광저우부터 김 위원장과 함께 움직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덩샤오핑(鄧小平)에 이어 개혁개방정책을 이끌었던 장 전 주석의 남방순례 동행은 중국 지도부가 던지는 무언의 대북 개혁개방 압력으로 해석된다.
왜 일정을 공개 않나
김 위원장의 중국 내 움직임은 철통 보안 속에 가려져 있다.
이전 4차례의 방중 때처럼 김 위원장이 북한에 돌아간 직후 공식 발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광저우 및 선전의 숙소와 유람선에서 김 위원장의 모습이 방송 카메라에 촬영되기도 했지만, 중국 정부는 아직도 방중 사실을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이는 외부, 특히 서방에 자신을 공개하지 않으려는 김 위원장의 비밀주의 성향과 북한의 경호상 요청, 중국의 관행 때문으로 보인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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