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미디어 회사로 거듭나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하나로텔레콤의 새 대표로 내정된 박병무(45) 경영위원회 의장은 올해 목표를 하나로텔레콤의 변신에 두고 있다. 박 의장은 16일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국에 설치된 초고속인터넷망과 360만명의 가입자 등 하나로텔레콤이 지닌 핵심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미디어회사로 전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3월 주주총회 승인을 거친 뒤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박 의장이 말한 미디어 회사란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에 이용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실어 공급하는 콘텐츠 유통회사”를 의미한다. 그는 “생산 및 관련 기업의 인수합병(M&A) 등 직접적인 방법보다는 우수한 외부 업체의 콘텐츠를 공급받아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박 의장은 이를 위해 올해 중 TV포털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그는 “콘텐츠를 공급하려면 인터넷TV(IPTV) 등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 TV포털이 여러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관련 서비스를 위한 지속적인 투자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지난해 초고속인터넷 망 개선작업을 위해 3,0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도 광랜 보급을 위해 약 3,500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신규 서비스와 투자가 이뤄지면 가입자도 늘어나고 고객 서비스도 좋아져 회사의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개선된다는 게 그의 믿음이다.
이 같은 투자계획과 신규 서비스가 성공할 경우 박 의장으로서는 ‘회사의 수익성이 개선되면 높은 가격에 되팔고 이익을 챙겨 나갈 것’이라는 세간의 따가운 시선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그는 하나로텔레콤 지분의 39.56%를 갖고 있는 외국계 투자업체 뉴브리지캐피탈 코리아의 대표를 맡으면서 하나로텔레콤 경영위원회에 참여, ‘오해’를 받기도 했다.
특히 15%의 인력을 줄이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하다 보니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은 게 사실이다. 여기에는 과거 김&장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며 외국계 투자자본을 대표해 제일은행 등의 M&A를 주도한 전력도 한 몫 했다.
박 의장은 이에 대해 “절대 단기적인 이익회수 차원에서 하나로텔레콤 경영에 참여한 게 아니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며 “주총에서 대표이사 승인이 결정되면 뉴브리지캐피탈 코리아는 휴직하거나 그만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초고속인터넷 망과 서비스, 가입자를 기반으로 장기 발전할 수 있는 세부 방안을 조만간 선보일 것”이라며 “그때가 되면 각종 오해도 풀리고 저평가된 주가도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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