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에서 투자로의 자산재배분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간접투자상품인 펀드에 대한 관심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당장 펀드에 가입하려는 투자자들은 고민이 적지 않다.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자니 주가가 너무 오른 것 같고, 채권형 펀드는 수익률이 바닥이라 선택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투자자들은 공모주 투자 펀드에 눈을 돌려볼 만 하다. 공모주 투자 펀드는 말 그대로 시장에 신규 상장되는 공모주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채권혼합형 상품으로 자산의 대부분을 안정적인 국공채에 투자하면서 10~20% 정도만 공모주에 배분하는 형태다.
수익률이 주식형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채권형 펀드나 은행 예금보다는 훨씬 높다. 또 기본적으로 채권혼합형이라 주가가 하락할 경우 주식형 펀드보다 더 안정적이다. 욕심이 과하지만 않다면 일정 수준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16일 한국투자증권이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자료를 근거로 공모주 투자펀드와 일반 채권형펀드의 최근 1년간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주요 공모주투자 펀드의 수익률이 순수 채권형을 6~9% 포인트나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6개 공모주 투자 펀드의 경우 평균 수익률이 연 10% 정도에 달했고, 투자금 일부를 공모주에 투자하는 후순위펀드(CBO펀드ㆍ52개)와 하이일드펀드(119개)도 각각 8%대와 9%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89개의 순수 채권형 펀드는 평균 2% 미만의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한국펀드평가의 조사에서도 지난해 주식비중이 10% 미만인 51개 공모주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연 6.03%로 같은 기간 순수 채권형 펀드 평균 수익률(1.8%)을 3배 이상 앞섰다. 주식 편입비중이 높거나 종목 선택을 잘 했던 펀드는 수익률이 훨씬 높다. 주식비중이 9.40%인 아이투신운용의 ‘아이리치풍년혼합’은 연간수익률이 20.54%에 달했고, 맵스자산운용의 ‘맵스스마트채권혼합형5’(주식비중 12.55%ㆍ수익률 19.76%)과 ‘맵스퍼블릭혼합a1’(주식비중 16.22%ㆍ수익률 15.81%), 한국투신운용의 ‘부자아빠골드플러스2안정혼합a-1’(주식비중 7.70%ㆍ수익률 12.33%) 등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는 롯데쇼핑, 미래에셋증권 등 ‘대어급’ 기업을 비롯해 100여개 기업이 신규 상장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져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물론, 공모주는 개인이 직접 청약을 통해 투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절차가 복잡한데다가 개인에게는 공모물량의 20% 정도밖에 배정되지 않아 물량 확보도 쉽지 않다. 또 공모 대상 기업의 90%가 코스닥 시장에 몰려있기 때문에 ‘옥석’을 가리는데 실패할 경우 적지 않은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이에 반해 공모 물량의 60% 이상을 배정 받는 기관이 운용하는 공모주 펀드에 가입하면 물량 확보가 상대적으로 용이해진다. 또한, 기관 전문가들을 통해 공모 대상 기업에 대한 검증도 자동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그 만큼 안정적이라는 장점도 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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