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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펄끓은 이웃사랑 110℃

입력
2006.01.17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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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난 12세 소녀의 방에서 작은 돼지저금통이 나왔다. 2004년 4월 악성 뇌종양을 선고받은 날부터 정성스레 모은 6만5,000원이 담긴 저금통. 가난 때문에 아이를 제때 치료하지 못한 것이 한이었던 부모는 딸이 남기고 떠난 저금통을 끌어안고 하염없는 눈물을 쏟았다.

12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구지회를 찾아 성금을 맡긴 고 정미선(가명)양 부모의 사연이다. 정양은 지난해 1,900만원의 공동모금회 이웃돕기성금으로 고대했던 수술을 했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정양의 부모는 “작은 돈이지만 우리 아이가 받은 사랑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싶다”며 3만5,000원을 더 보태 총 10만원의 성금을 내놨다.

이날 공동모금회가 서울시청 앞 광장에 세운 ‘희망2006 이웃사랑캠페인’ 온도계의 눈금은 110도를 가리켰다. 당초 목표 1,205억원의 110%인 1,324억원이 모였다는 의미다. 공동모금회는 16일 “거금을 쾌척하는 분들 못지 않게 어려운 살림 속에서도 귀한 쌈짓돈을 보내오는 서민들의 정성으로 모금액이 급격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흑석동의 원성남(67)씨가 1년 동안 폐지와 재활용품을 수집해 모은 60만원을 성금으로 기탁하는가 하면, 부산에서 구두닦이로 생활을 꾸려가는 이모(75)씨는 쌀 20㎏과 라면 20박스를 보냈다. 이씨는 자신도 다리가 불편한 5급 지체장애인지만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연말마다 힘들게 번 돈을 기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이밖에 서울 사당동에서 순대 노점을 하는 한 부부가 하루 수익금 전액(30만6,000원)을 기부해 오는 등 작지만 소중한 정성이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모금회는 모금을 시작한 지난해 12월부터 이처럼 따뜻한 사연을 지닌 기부자들을 ‘이웃사랑캠페인 행복지킴이’로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정철환 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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