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성적에 달려있다.
‘아시아의 대포’ 이승엽의 요미우리 자이언츠행이 굳어지고 있는 가운데 성공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승엽이 주전경쟁이나 거인이 소속된 센트럴리그 적응에서 다소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잘해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찮다.
이미 거인 옷을 입었던 조성민, 정민철(이상 한화), 정민태(현대)가 줄줄이 실패의 쓰라림을 안고 국내무대로 복귀했다. 2000년에 입단한 정민철은 2시즌동안 고작 12경기(3승2패 방어율 4.70)에 출전했고 2001년에 합류한 정민태도 2시즌동안 27경기(2승1패 방어율 6.28)에 등판한 게 고작이다. 한국 최고 투수지만 낯선 환경에서 팀과 리그 적응에 시간이 걸린 반면 요미우리는 용병을 당장 써먹을 수 있느냐에 주력한 데 따른 것. 결국 출장 횟수도 적었고 따라서 성적도 올리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일본에 정통한 한 야구전문가는 “일본야구는 무제한으로 용병을 갈아치울 수 있다”며 “초반에 성적을 내지 못할 경우 롯데 입단 때보다 더 쓴 잔을 마실 수 있다”고 우려했다. 거인은 기다리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승엽을 지도해온 김성근 롯데 마린스 순회코치도 팀 적응의 어려움과 거인 특유의 용병술 때문에 거인행을 말렸다고 한다.
지난해 센트럴리그와의 인터리그 경기에서 이승엽이 혁혁한 전과를 올렸지만 거인 옷을 입는 순간 달라질 거란 분석도 나온다. 센트럴리그 팀들이 인터리그에서 이승엽에 대한 분석의 시간적 여유가 없어 당했지만 올 시즌 그의 타격자세에 대한 집중분석에 들어갈 경우 지난해만큼의 성과를 올리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결국 이승엽의 요미우리 성공열쇠는 초반에 얼마나 인상적인 방망이를 보여주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승엽은 16일 "이번 주중 결론이 날 것이라는 것만 알고있을 뿐 나머지는 확정된 게 아무 것도 없다"며 국내 언론을 상대로 최근 자신의 진로에 관해 나돌고 있는 갖가지 추측성 보도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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