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진 모래 속에 한 손을 묻고 다른 손으로 토닥토닥 모래를 두드려 집을 짓는 놀이는 요즘 아이들도 더러 즐긴다. 하지만 진짜 두꺼비를 맨 눈으로 본 아이가 몇이나 될까. 두꺼비뿐이 아니다. 도시화와 개발의 여파로 같은 땅, 같은 하늘 아래 살면서도, 애써 찾아 나서지 않고는 만나기 힘든 동ㆍ식물이 적지 않다.
아리랑TV는 19일부터 월~금요일 오전 9시20분과 오후 5시20분 곤충과 파충류, 포유류, 식물에 이르기까지 한국인과 더불어 살고 있는 갖가지 동ㆍ식물의 생태를 담은 연작 다큐멘터리 ‘자연 이야기, 녹색동화(Nature’s Symphony)’를 방송한다. 3월10일까지 37편이 잇따라 방송돼 한국의 자연생태를 총망라한 ‘TV판 동식물 백과사전’이라 할 만하다.
19일 첫 방송은 ‘두꺼비가 사는 법’ 편. 굼떠 보이는 생김새와 달리 먹이를 사냥할 때는 놀라울 정도로 민첩한 몸놀림을 보여주는 두꺼비의 숨은 비밀을 소개한다. 23일에는 자신이 태어난 작은 물웅덩이를 떠나 숲을 찾아가는 두꺼비의 여정을 담은 ‘두꺼비의 험난한 여행’ 편이 방송된다.
이밖에 암컷 개체수가 적어 짝짓기를 하려면 전쟁을 벌여야 하는 수컷 무당개구리의 사연(25일), ‘탁란’이라 하여 자신의 집을 짓지 않고 남의 둥지에 알을 맡겨 키우게 하는 뻐꾸기의 특이한 번식 전략(26일), 물 속에서 1, 2년을 살다가 성충이 되어 육상에서 겨우 보름을 살다 가는 하루살이 이야기(27일), 장수풍뎅이 암컷 한 마리를 두고 두 수컷이 벌이는 사랑 싸움(2월9일ㆍ사진) 등이 이어진다.
제작진이 가장 공 들여 촬영한 것은 검은머리갈매기. 간척지 개발로 자취를 잃어가는 검은머리갈매기의 모습을 무려 5년 동안 카메라에 담아 3월9일 방송할 예정이다.
조현태 PD는 “어른에게는 어린 시절 흔하게 보던 동물을 다시 만나는 추억의 시간이고 어린이는 우리 자연 생태를 이해하는 교육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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