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이재오 신임 원내대표가 들고 나온 ‘사학법 재개정’ 카드가 정국 타개의 단초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주 “여당이 수용할 수밖에 없는 재개정안을 제시하겠다”고 공언했다.
일단 대화 여건은 조성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선출되는 24일 이전에 사학법 재개정안을 마련하기로 하고, 구체적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당은 아직까지는 “사학법 재개정은 없다”, “야당은 먼저 국회로 들어오라”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지만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어떤 식으로든 실타래 풀기에 나설 것이다. 여야가 재개정 문제를 놓고 머리를 맞대는 모습까지는 가능해 보인다.
관건은 재개정의 내용이다. 다시 말해, 우리당이 수용 가능한 안을 과연 한나라당이 만들어낼 수 있느냐 여부다. 이 대목에선 접점 찾기가 쉽지 않은 형국이다.
대략 한나라당의 재개정안은 이 원내대표의 의견을 반영, 초ㆍ중ㆍ고 사학에 대해선 개방형 이사제 등 적용을 강제하지 않는 대신 대학에 대한 외부 견제ㆍ감시 기능을 강화되는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문제는 역시 개방형 이사제다. 여야 협상이 1년 여를 끌어오다 실패한 것도 여기서 상반된 입장을 좁히지 못해서다.
한나라당은 초ㆍ중ㆍ고 사학에 대해서는 개방형 이사제 적용을 ‘정관을 통한 자율 도입’정도로 완화하려 하겠지만, 우리당은 받아들일 기색이 아니다. 개방형 이사제야말로 개정 사학법의 핵심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결국 재개정 협상도 성과 없는 탐색전만 지리하게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무성하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15일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고난을 벗삼아 살아온 내 인생같이 나의 소신을 절대 굽히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천명한 것도 협상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