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남녀 간판 테니스 스타들이 16일부터 29일까지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올해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에서 최악의 대진표를 받고 말았다.
남자부의 이형택(세계 랭킹 112위)은 1회전에서 독일의 플로리안 마이어(72위)를 제치면 2회전에서 곧바로 ‘테니스의 황제’인 세계 랭킹 1위의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맞닥뜨리게 된다. 이형택은 2003년 윔블던 대회 1회전에서 페더러와 대결해 0-3으로 패한 바 있다.
여자부의 조윤정(61위)은 1회전부터 세계 랭킹 2위인 킴 클리스터스(벨기에)를 만난다. 2003년 마이애미 대회에서 붙어 0-2로 졌다.
이번 대회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역시 톱 시드를 받은 페더러의 독주 여부. 지난해 윔블던과 US오픈 트로피를 포함, 11개 대회의 우승컵을 거머쥐며 코트를 주름잡았던 페더러는 지난 8일 카타르 엑손모빌오픈에서 우승, 올해에도 1인자 칭호를 굳게 지킬 태세다.
‘페더러 천하’를 위협할 강력한 도전자는 ‘광서버’ 앤디 로딕(3위ㆍ미국)과 홈코트의 이점이 있는 레이튼 휴이트(4위ㆍ호주)가 꼽힌다. 지난해 마스터스컵 대회 결승에서 페더러를 3-2로 누르고 우승한 다비드 날비안(5위ㆍ벨기에)도 호시탐탐 정상을 노리고 있다. 남자부에서는 그러나 지난해 챔피언 마라트 사핀(12위ㆍ러시아)과 프랑스 오픈 우승자 라파엘 나달(2위ㆍ스페인), 영원한 우승후보인 안드리 애거시(7위ㆍ미국) 등이 불참해 다소 김이 빠졌다.
여자 단식에서는 발목 부상으로 은퇴한 뒤 3년 만에 복귀한 전 세계 랭킹 1위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전망이다. 1997~99년 3연패에 이어 2000~2002년 준우승 3회 등 호주 오픈과 유난히 깊은 인연을 갖고 있어 팬들의 관심도 크다. 그러나 지난 9일 호주 투어대회에서 쥐스틴 에넹(6위ㆍ벨기에)에게 0-2로 완패, 재기를 말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1번 시드를 받은 린제이 대븐포트(1위ㆍ미국), ‘테니스의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4위ㆍ러시아), 킴 클리스터스(2위ㆍ벨기에) 등이 우승 후보다.
김일환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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