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무균돼지를 만들어 황우석 교수팀에 제공한 김윤범(76) 시카고 의대 교수가 황 교수의 논문 조작과 관련, “허락 없이는 무균돼지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04년 ‘자랑스러운 서울대인’으로 선정된 재미 과학자인 김 교수는 최근 제자인 서울대 의대 연구부학장 이왕재 교수 등에게 편지를 보내 이 같은 뜻을 밝힌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김 교수는 미생물학 및 면역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무균돼지 연구에 45년을 바쳤다. 김 교수는 2003년 3월 황 교수의 핵심인 서울대 이병천 교수를 미국으로 초청, 무균돼지 배아의 체세포 40여 개를 드라이아이스 상자에 넣어 건넸다.
또 2004년 5월과 6월 두차례에 걸쳐 서울대 의대 특수생명자원연구동의 무균돼지 실험실에 24 마리를 기증했다. 당시 이 교수에게 기증한 돼지 배아는 김 교수가 직접 어미 돼지의 배를 갈라 얻은 것이었다.
황 교수는 김 교수가 건넨 무균 돼지 배아를 국내에 몰래 들여온 것을 고려말 문익점이 중국 원나라에서 목화씨를 붓두껍에 숨겨 들여온 데 비유한 적도 있다.
무균돼지는 수많은 교배를 통해 무균 특성을 강화해야 하기 때문에 사육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인체에 장기를 이식해도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인간면역유전자(hDAF)를 보유하고 있고 몸집도 100㎏ 정도로 비교적 인간과 비슷하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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