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같은 배기량이라 해도 차체가 약해 사고 때 파손 정도가 심하거나, 부품 값이 비싸 수리비가 많이 드는 자동차 모델일수록 자동차 보험료를 더 많이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배기량에 따라서만 보험료가 차등 부과되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위원회와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2003년 말 자동차업계의 반대로 도입이 무산됐던 차량 모델별 자동차 보험료 차등화가 다시 추진된다.
당시 자동차 업계는 모델별로 충격 흡수력이나 사고시 파손 정도가 모두 공개된다는 이유로 제도 도입에 반대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모델별 보험료 차등화에 대해 감독당국과 보험개발원, 손해보험사들의 의견이 모아졌다”며 “올 상반기에 도입 방안을 확정해 공표하고 이르면 내년 1월이나 손보사의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내년 4월부터 모델별 차등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개발원은 이를 위해 현재 산하 자동차기술연구소에서 차량 충돌시험 등을 통해 각 모델별 자료를 모으고 있다.
모델별 보험료 차등화는 교통사고가 났을 때 차량의 파손 정도나 수리의 용이성, 수리비를 보험료에 반영하는 것이다.
이 경우 한 번 사고가 나면 파손 정도도 심하거나, 수리도 어려운 모델일수록 보험료가 올라가게 된다.
예를 들어 부품 값이나 수리비가 비싼 외제차의 경우 같은 배기량이면 국산차와 기본보험료가 지금은 동일하지만, 이 제도가 도입되면 보험료가 올라가게 된다. 자동차기술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수입차의 평균 수리비는 국산차에 비해 약 2.7배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금감원이 2004년 10월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모델별로 보험료를 차등화할 경우 보험료(자기차량 피해 보상보험 기준) 격차가 ±25%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성철 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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