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유(디젤)차 가운데 가변구조과급기인 ‘VGT’(Variable Geometry Turbochargerㆍ가변 터보차저) 방식을 채택한 차량이 크게 늘고 있다.
출력과 연비는 향상되고 매연과 배출 가스 등은 줄어 든 최첨단 디젤 엔진인 VGT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디젤 승용차가 늘어나고 있는 데에는 VGT 엔진의 힘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VGT란 지금까지 커먼레일직접분사(CRDIㆍCommon Rail Direct Injection) 디젤 엔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고성능 엔진이다. 컴퓨터로 연료 분사 시기와 압력, 분사량 등을 최적화 한 후 커먼레일(연료펌프에서 배송된 연료를 고압의 상태로 저장하는 축압기)을 통해 초고압 연료를 직접 뿌려주는 CRDI 디젤 엔진에 과급기(터보차저)까지 더한 것이다.
터보차저란 배출가스를 이용, 터빈을 돌려 압축 공기를 만들어 내는 장치로 이를 통해 높은 압력의 공기를 연소실에 연료와 함께 폭발 시켜줌으로써 그 만큼 엔진의 출력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엔진 상태 및 차량 운행 상태 등을 감안, 공기량과 압력 등을 그 때 그 때 컴퓨터로 정밀하게 제어해 변화를 주는 게 VGT이다.
이처럼 디젤 엔진의 연료 분사와 공기 압력 등이 모두 컴퓨터로 제어되면서 디젤 엔진은 고효율 친환경 엔진으로 거듭나고 있다. 출력과 연비는 크게 좋아진 반면 배기가스 등은 획기적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디젤’하면 떠오르던 새까만 매연은 이제 옛말이다.
더욱이 올해부터 디젤차의 배출가스 환경 기준인 ‘유로IV’가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VGT를 탑재한 차가 눈에 띠게 늘고 있다. 현대차는 6일 올해 첫 디젤 승용차로 베스트셀링카인 ‘쏘나타’에 2.0 VGT 디젤 엔진을 얹은 ‘쏘나타’ VGT를 선보였다.
‘쏘나타’ VGT는 연비가 ℓ당 13.4㎞(자동변속)에 달해 가솔린 모델에 비해 25%나 향상됐고, 최대 회전력(토크)도 2.0㎏ㆍ㎙/1,800~2,500rpm에 달해 폭발적인 힘을 자랑한다. 이에 앞서 기아차도 3일 ‘스포티지’ VGT 모델을 내 놓았고 지난달엔 현대차의 ‘투싼’ VGT 모델도 출시됐다.
VGT 엔진이 인기를 끌면서 디젤 승용차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프라이드’의 경우 지난해 5월 처음 출시됐을 때엔 휘발유(가솔린) 모델과 VGT 디젤 모델의 비율이 63대37로 가솔린 모델이 더 많았지만, 지난달엔 38대62로 오히려 디젤 모델이 더 커졌다. 현대차가 지난해 9월 내 놓은 신형 ‘베르나’도 VGT 디젤 모델의 비중이 10월 11.8%에서 지난달엔 39.8%까지 급증했다.
기아차의 ‘쎄라토’도 지난해 7월엔 VGT 디젤 모델의 비중이 9.4%에 불과했지만 지난달엔 20.3%로 증가했다. 현대차의 ‘아반떼XD’도 VGT 디젤 모델 비중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앞으로도 VGT 디젤 모델은 잇따라 선보일 전망이다. 기아차는 이달중 ‘쎄라토’ 1.6 VGT 모델을, 다음달엔 ‘로체’ VGT 모델을 내 놓는다. 르노삼성차도 조만간 SM3 디젤 차량 판매에 나서며, GM대우차는 올해 디젤 승용차를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기량 1,600㏄ 이하 소형차에서는 이미 VGT 디젤 차가 대세가 됐고 2,000㏄ 이상의 승용차도 경제성과 실용성 측면에서 볼 때 디젤 모델의 비중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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