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은 지금 ‘유통혁명’중이다. 금융상품 자체도 다양해지고 있지만 금융상품을 파는 방식과 장소, 즉 금융의 유통구조는 훨씬 더 다양해지고 있다. 금융의 트렌드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점에서, 가히 ‘유통혁명’이라고 부를 만 하다.
은행권 유통혁명은 ‘복합점포’가 주도하고 있다. 한 건물, 한 점포 안에서 은행 증권 보험업무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컨셉이다.
우리은행은 국내 최고 금싸라기 땅이었던 명동지점 자리에 은행지점과 증권(우리투자증권)지점 및 PB센터까지 들어선 6층짜리 복합금융점포 ‘우리금융프라자’를 작년 11월 국내 처음으로 오픈했다. 이 건물에 들어가면 ATM을 통한 입출금부터 은행업무(예금 대출 외환) 증권업무(주식 채권 펀드) 보험업무(방카슈랑스)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다.
이 같은 복합금융점포은 우리 신한 하나 등 지주회사 체제를 갖춘 금융사를 중심으로 확산중이다. 하나은행은 계열사인 대투증권과 연계한 복합점포를 연내 30여 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고, 신한은행 역시 은행지점과 굿모닝신한증권 점포가 같은 건물에 있는 BWB(branch with branch)점포를 연초부터 개설하기 시작했다.
보험업계의 유통혁명은 훨씬 전면적이고 파격적이다. 설계사와 대리점으로 양분되던 보험사들의 기존 판매채널은 현재 제3의 유통망에 의해 급속히 잠식되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인터넷과 전화만으로 보험에 가입하는 ‘다이렉트보험’의 시장점유율이 이미 10%를 넘어섰다. TV홈쇼핑과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보험판매도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에 E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같은 대형 할인점들도 매장에서 보험가입을 받고 있으며, 이젠 동네 편의점(GS25)에서도 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일부 보험사는 동문회나 동호회 같은 곳에 아예 보험판매를 위탁하는 방안도 모색중이다. 또 휴대폰으로 보험광고 이미지를 전송하고 고객이 승낙할 경우 즉각 보험가입이 이뤄질 수 있는 휴대폰채널(MMS:multiple Messsage Service)까지 준비중이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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