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과 여론에 호소하는 것은 과학자의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고 정치인이 할 일이다.”
황우석 교수팀 줄기세포 연구 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정명희(사진) 서울대 의대 교수는 황 교수가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대 조사위의 결과를 반박한 것에 대해 15일 이 같이 비판했다.
그는 “과학은 과학계에서 평가하고 인정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왜 대중을 끌어들여 기자회견까지 하는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과학자는 자신이 갖고 있는 기술에 대해 연구 결과로 보여주면 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 “조사위의 임무를 마치고 관련 자료를 모두 검찰에 넘긴 시점에서 다시 뭐라고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내가 말을 꺼내면 상대방이 또 이러쿵 저러쿵 얘기를 할 것이기 때문에 시끄러워진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황 교수팀의 배반포 기술 수준과 관련, 조사위 보고서와 실제 발표 내용이 달랐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배반포까지 형성돼 있는 것을 몇 개 확인했다”고 말한 뒤 “논문이 조작으로 드러난 상황에서 과학적으로 배반포 기술을 인정받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과학기술은 실용화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 실용화 된다고 해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며 “배반포 기술만 갖고 논문을 썼더라도 박수받을 일이었지만 논문 자체가 취소됐기 때문에 그 기술조차 인정받을 수 없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논문 조작에 대해서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할 말도 없다”며 “논문 조작은 과학계에서 사형선고나 다름없기 때문에 황 교수는 앞으로 수 년간 사이언스 등 학술지에 논문 게재는 물론 연구비도 지원받기 힘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조사위가 가장 경계했던 것은 편견과 인간적인 모독이었다”며 “결과적으로 조사위 활동은 매우 중립적이었고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했다”고 평가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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