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이 6월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예정된 2006 독일월드컵 개막행사(Opening gala)를 취소,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로이터 통신과 파이낸셜 타임스 등에 따르면 FIFA는 개막행사 도중 운동장 잔디를 짓밟아 놓으면 6월13일 이곳에서 열리는 F조 조별 리그 첫 경기인 브라질-크로아티아전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개막행사를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은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개막 이벤트 개최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FIFA는 축구 기구인 만큼 스포츠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독일 언론이나 정치인들은 FIFA가 순전히 스포츠 측면만 고려한 게 아니라 비용 문제 등 다른 요인 때문에 개막행사를 취소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예전과는 달리 개막전과 별도로 열리는 이번 개막 행사의 비용은 2,500만유로(3,000만 달러)로 독일 정부가 2,000만 유로를 부담키로 돼 있다. 특히 비용의 상당부분을 메울 6만장의 개막식 티켓(좌석당 100~750유로) 판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개막식에 대한 관심 부족도 주요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와 관련 블래터 회장도 “솔직히 얘기하자면 대중의 관심이 매우 적은 데다 사람들이 보길 원하는 것은 축구 경기이지 개막 행사가 아니다”고 시인했다. 이러자 클라우스 보베라이트 베를린 시장은 베를린 올림픽스타디움에서 개막 행사를 열기 어렵다면 독일 통일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 문 광장에서라도 대체 행사를 개최하자고 FIFA를 설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른 정치인은 개막 행사 예술 감독인 안드르 헬러씨가 FIFA와 의견차이를 빚은 끝에 행사가 취소됐다며 제3의 배경을 주장하기도 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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