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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디스토피아 도래 막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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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디스토피아 도래 막으려면

입력
2006.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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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연한 기회에 30여 년 전에 읽었던 조지 오웰의 ‘1984년’을 다시 읽었다. 1984년 오세아니아라는 나라는 ‘대형(big brother)’으로 표현되는 전체주의 권력이 사상통제와 과거통제를 통하여 전 국민을 완전무결하게 통제한다. 사상통제는 거리, 방, 화장실에까지 설치된 감시 스크린과 신어(新語) 체계로 이루어진다.

신어 체계는 자유, 평화, 인권 등과 같은 전체주의에 반하는 말들을 모두 제거한 새로운 언어체계이다. 과거통제는 모든 기록의 날조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모든 국민은 대형에게 철저히 감시당하면서도 무조건 대형만을 사랑하도록 세뇌되고 개조된다.

정치권력의 변종이 인간의 존엄성을 철저히 말살하는 이와 똑같은 디스토피아는 물론 아직 나타나지 않았고 앞으로도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인류는 늘 그러한 가능성으로부터 위협을 받아왔고 그 위협을 이겨내는 데에는 엄청난 불행을 감수해야만 했다.

●'1984년' 가능성 높아져

히틀러와 스탈린의 ‘1984년’은 결국 실현되지 못했다. 그러나 그 끝에 이르기까지 수백만의 유태인이 죽어야 했고, 20억 명이 넘는 사회주의권 사람들이 가난에 찌들어 살아야만 했다.

캄보디아의 폴 포트는 600만이 넘는 사람들의 피로 킬링필드를 물들이고 종말을 맞이했다. 현존 체제 가운데 ‘1984년’과 가장 근접한 북한의 공산당 체제가 무너지는 것도 이제 시간문제이지만 그때까지 감시받고 굶어 죽어야 하는 북한 주민들의 고통은 피할 도리가 없다.

시야를 국내로 돌리면 이 디스토피아의 가능성은 더 실감난다. 지하철, 은행, 백화점, 심지어 길거리에까지 널려 있는 감시카메라는 언제든지 오용될 수 있다. 도청과 감청은 그것이 합법적인 것이라 해도 개운치 못하다.

하물며 불법도청은 반역죄에 버금가는 중죄이며 현대판 ‘1984년’이다. 군사독재의 종식에 앞장섰던 YS와 DJ가 도청을 일삼은 최종 책임자라는 것과 그런데도 국민에게 사과치 않는 범죄 불감증은 우리가 의외로 아주 싶게 ‘1984년’에 근접해 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참여정부에 오면 이러한 디스토피아의 가능성은 더 고의성을 띤다. 소득 양극화의 문제를 보면 그러하다. DJ 정부에서 시작된 양극화 현상은 참여정부 들어 서민 우대정책을 그리 많이 쏟아 냈는데도 오히려 더 악화하였다. 그런데 일설에 의하면 정부 여권이 이러한 양극화를 해결하는 데에 매우 소극적이라 한다.

반미, 반기업, 반부자의 정서를 활용하여 아직까지 재미를 보아온 여권은 양극화가 심화할수록 다가오는 선거전에서 더 유리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경제를 포기해야 여권의 인기가 오른다는 역설이 성립하는 대단히 한국적인 상황인 것이다.

소득의 양극화는 계층 간 갈등을 증폭시켜 사회 불안을 키운다. 이러한 사회불안을 빙자해 저소득 계층을 업은 세력이 정치권력을 거머쥐는 과정이 곧 사회주의 혁명이다.

●양극화로 집권 연장하나

양극화가 심화하여 중산층이 무너지면 선거를 통해서도 수적으로 우세한 저소득 계층을 대변하는 세력이 정치권력을 잡는다. 정치권력을 잡고자 하는 세력은 저소득계층의 환심을 사고자 복지정책을 추구한다. 경제는 더욱 어려워지고 양극화의 갈등으로 사회불안은 더욱 커져 ‘1984년’의 가능성이 무르익게 되는 것이다.

물론 한국이 사회주의화 하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이대로 10년이 가면 적어도 경제는 북한수준으로 떨어질 것이 분명하다. 한 번 그리되면 회복은 거의 불가능하다. 긴장하지 않으면 당한다. 이대로 10년을 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래서 차기 대통령 선거가 중요하다.

노영기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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