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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피플/ 美 닉 스캔던 '2005 요트맨' 선정 "요트 타는 행복감에 루게릭病 견뎌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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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피플/ 美 닉 스캔던 '2005 요트맨' 선정 "요트 타는 행복감에 루게릭病 견뎌내죠"

입력
2006.01.14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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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굴의 의지와 결단력으로 장애를 극복하려 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불치병인 ‘루 게릭’병에 걸려 몸도 제대로 가눌 수 없는 30대 요트맨에게 보내는 심사위원들의 찬사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파운틴밸리에 살고 있는 닉 스캔던(39)씨는 11일 요트맨들의 최고 영예인 ‘2005 롤렉스 올해의 요트맨’에 선정됐다. 다음달 24일 올림픽 챔피언, 국제대회 우승자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다른 수상자들과 함께 시상식에 참석할 예정인 그는 12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좋은 성적을 거두기는 했지만 이런 큰 상을 받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치 못했다. 남은 인생의 자부심으로 삼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캔던씨는 지난해 9월 이탈리아 엘바섬에서 열린 2.4m 오픈급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당당히 우승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비장애인도 함께 참가한 이 대회에서 지팡이와 플라스틱 지지대가 없으면 발가락 하나 꼼짝할 수 없는 그가 거둔 성과는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그에게 예기치 않은 병마가 찾아온 것은 3년 6개월 전. 걷는 데에 불편함을 느꼈던 그는 주치의로부터 청천벽력과 같은 얘기를 들어야 했다. “의사가 제게 ‘루 게릭병을 아느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제가 ‘잘 모르지만 발병하면 40세 전에 다 죽는 병 아니냐’고 대답했지요.” 40세까지는 불과 4년 밖에 남지 않았을 때였다. 야구 선수 루 게릭을 요절케 해 흔히 루 게릭 병으로 불리는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CS)’은 5년 이상 생존율이 20%에 불과하다. 특별한 치료 방법도 없어 미국에서만 매년 5,600여명이 사망하는 불치병이다.

1년 간 실의에 빠져 있던 그의 삶은 장애인 요트를 만나면서 완전히 뒤바뀌었다. 2.4m급 요트는 작은 손동작만으로도 항해가 가능했다. 강한 바람과 맞서고 거친 파도를 헤치며 장애의 고통을 삶의 의지로 승화시켰다. 아내 메리 케이트씨도 “루 게릭 병이 아니었더라면 이 모든 일들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남편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황은 여전히 낙관적이지 않다. 팔에 힘은 점점 빠져오고 비틀린 무릎 때문에 휠체어에 의지하지 않으면 움직일 수조차 없다. 어쩌면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에 출전하려는 그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는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고 한다. 당장 다음 주 호주 퍼스에서 열리는 세계 장애인 요트선수권 대회에 출전한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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