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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주택대출 기준 강화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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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주택대출 기준 강화 후폭풍

입력
2006.01.14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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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내집 마련을 돕기 위해 도입된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 대출이 불과 시행 2달 만에 기준이 대폭 강화되자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갑자기 3억원 이하로 강화한 대출대상 주택기준, 대출자 나이기준 상향 등이 현실과 동떨어져 탁상행정이라는 비난이다.

13일 건설교통부 홈페이지에는 생애최초주택대출 기준을 강화한 것에 대한 항의글이 넘쳐났다. 우선 갑작스런 제도변경 때문에 계약금을 날리게 될 서민들의 분통 섞인 글이 많았다.

29세로 올해 결혼을 할 예정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나모씨는 “신혼용 아파트를 계약해 1,000만원 계약금을 건네고 2월 3일 잔금을 치를 예정”이라며 “갑자기 제도가 바뀌는 바람에 월급 136만원의 나는 1년치 연봉인 계약금을 날릴 처지”라고 한탄했다.

현재 생애최초주택대출에서 주택구입자금은 소유권 이전 등기가 완료돼야만 접수가 가능하기에 나씨는 이전 기준으로 대출이 되는 30일까지는 신청을 할 수 없다.

또 3억 이하의 주택을 구입할 때만 대출 자격을 준다는 것에도 집중포화가 쏟아졌다. 이모씨는“생애최초주택 대출만 믿고 결혼 10년 만에 정말 힘들게 집 장만을 결심했는데 하루아침에 3억원 이상 아파트는 안 된다고 한다”며 “25평 아파트도 서울 시내에서는 3억원 이하를 찾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윗분들은 모르는 듯 하다”고 성토했다.

판교 입성을 꿈꾸며 다른 청약기회를 포기했던 사람들의 항의도 많았다. 성남에 산다는 김모씨는 “판교를 분양한다기에 남들이 다른 곳에 청약하고, 그 아파트가격이 폭등할 때도 미련하게 참아왔다”며 “판교의 25.7평 이하 아파트의 분양가도 4억원이 넘어간다는데 생애최초주택대출도 3억원 이하로 제한하니 만일 당첨돼도 분양대금을 내기가 어렵게 됐다”고 토로했다.

대출대상을 35세 이상 세대주로 강화한 대목도 ‘원성’을 샀다. 20대 후반이라는 박모씨는 “이 제도를 1년 동안 시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적금도 손실을 보며 깨고 어렵게 물색해 1억2,000만원짜리 아파트도 점 찍어놨다”며 “그런데 어제 저녁 제도가 바뀌었다는 소식에 눈물이 나고 말았다”고 한탄했다.

부부합산 소득을 5,000만원 이하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부부 한쪽이 직장 생활을 그만두란 말이냐”며 “애도 낳지 말고, 결혼도 하지 말고 혼자 살아야 이 제도를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물론 일부에서는 “3억원보다 싼 국민주택규모 아파트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닌데, 굳이 생애최초주택대출을 이용하지 않아도 될 사람들이 욕심을 부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최초에 정확한 수요예측 없이 시행했다가 대출신청이 몰려 자금까지 부족하게 되자 너무 급격히 기준을 강화했다”며 “이는 이 제도로 중산층 도약을 노렸던 비교적 상층부 서민의 기대를 무너뜨려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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