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서울시가 2008년까지 공공 도서관을 현재의 74개관에서 129개관으로 늘린다는 보도가 있었다. 특히 열람석 400석 미만의 소규모 도서관을 지어 수험생을 위한 독서실이 아닌, 지역 주민의 독서와문화 공간으로 운영하겠다니 이보다 기쁜 소식이 있을까.
이에 앞서 경기도 부천시는 민관이 협동하여 작은 도서관을 설립 운영하고 동마다 작은 도서관 세우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문화관광부도 전국에 작은 도서관 1만 개를 세운다는 계획 아래 2004년 25곳을 선정해 1억 원씩 지원했다.
서울시는 작은 도서관을 통하여 주민의 일상생활에 밀착된 도서관 문화를 만들고 시 대표 도서관을 설립하여 중앙 도서관 역할을 맡도록 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부천시 역시 작은 도서관에 없는 책은 시립 도서관에서 빌려와 대출해 주고 있다고 하니 이제야 문헌정보학 전공자들이 꿈에도 그리던 도서관시스템이 탄생하는가 싶다. 도서관에 대한 국민의 새로운 인식이 바람직한 변화를 가져오기 시작한 이 때,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도서관은 끊임없는 투자가 필요한 기관이다. 흔히 장소와 자료 확보로 도서관 건립이 완성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신간을 구입하여 이용 가치가 높은 장서를 유지하고 주민들에게 적극적인 봉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초기 건립비용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운영 예산까지 확보되어야 한다.
1800년대 구미에서 자선가들이 공공 도서관의 전신뻘 되는 도서관을 다양하게 세웠지만 결국 정부가 세금으로 운영하게 된 것도 예산 때문이었다. 또 아직 도서관의 중요성을 모르는 자치 단체들이 중앙 정부에서 일괄적으로 교부하는 예산을 도서구입에 쓰지 않는 경우도 있으므로 중앙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
공공 도서관을 주로 독서와 문화를 위한 공간으로 생각하는 것을 본다. 도서관은 자료의 열람과 대출, 문화 프로그램 실시뿐만 아니라 이용자가 정보를 찾고 자기 계발을 할 수 있으며 누구나 무료로 지식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교육과 복지의 기능도 가지고 있다.
단, 이러한 기능을 제대로 하려면 각 도서관은 이용자의 입장에서 지역 사회 인구 구성이나 사회 경제적 특성에 맞는 봉사를 개발해야 한다. 또한 작은 도서관들이 지역 중심 도서관의 단위 도서관이 되는 네트워크를 이룰 때 이용자들의 다양한 정보 요구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공공 도서관이 부족하다는 것은 더 이상 언급할 필요도 없다. 여기에 최근 어린이 도서관 별도 건립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으나 공공 도서관 내 어린이 열람실로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이미 이 칼럼을 통해 밝힌 바 있다. 그것은 젖먹이 유아부터 어르신까지 모두 손잡고 가서 각자 일을 하고, 독서 수준이 높은 아이들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이라도 종합 열람실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 소도시나 읍, 면에서도 오일장 보러 갔다가 장바구니에 도서관 책을 넣어 돌아오는 날이 조만간 올 것 같은 희망에 들뜬다.
책 칼럼니스트 강은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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