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40대 재선의원들이 경쟁적으로 2ㆍ18 전당대회에 뛰어들고 있다. ‘40대 신기수론’으로 무장한 이들의 도전장을 보는 당 안팎의 시선은 이중적이다.
신선한 바람에 그치지 않고 돌풍을 만들 것이란 기대가 있는가 하면 정동영, 김근태 전 고문과 달리 지명도도 조직적 기반도 취약해 찾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란 냉소도 엄존한다.
이번 전대에는 김부겸ㆍ김영춘ㆍ이종걸ㆍ임종석 의원 등 이른바 ‘재선 4인방’이 모두 나선다. 12일 김영춘 의원에 이어 15일에는 임종석 의원이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고, 김부겸ㆍ이종걸 의원은 내주에 출마를 공식화할 방침이다.
막판 단일화 등의 변수가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only Me’를 주장하며 철저한 각개약진이다. 물론 이심전심으로는 예비경선에서 탈락할 경우 본선진출자를 도와주기로 합의가 됐다. 4ㆍ2 전대에서도 당시 이들은 송영길 의원을 40대 단일 후보로 밀며 신뢰를 키웠다.
4명이 출마이유로 내건 “이제 40대가 정치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명분은 공통분모다. 차세대를 준비할 새 비전을 갖춘 젊은 정치인들이 필요한 때가 됐다는 주장이다. 4ㆍ2 전당대회에서 지도부 진입에 성공하고 복지장관에 내정돼 도약한 유시민 의원(47)을 의식한 흔적이 보인다.
각자의 무기는 조금씩 다르다. 김부겸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친화력의 대가다. 친화력을 매개로 한 정치력으로 당청갈등, 당내갈등에 대한 대의원의 우려를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유일한 TK출신인 점은 또다른 그의 강점이다.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후견인을 자처했다.
김영춘 의원은 개각파동에서 초ㆍ재선 서명파 모임을 주도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틀린 것에는 No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출사표대로 여당이 국정 주도력 확보를 강조한다. 수도권과 서명파 초재선의 지지 여부가 관건이다.
이종걸 의원은 “여당다운 여당 만들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이번 개각 파동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가 담겨 있다. 정동영계로 분류되는 것에 대해서도 “새로운 세대의 정치가 필요하다”며 단호한 입장을 보인다.
전대협 의장 출신인 임종석 의원의 화두는 중도개혁세력 대통합과 정권 재창출이다. 지방선거를 앞둔 이번 전대에서는 민주당과의 선거연합을 적극 주장할 생각이다. 김근태계의 핵심이면서도 “소모적 당내 분란과 조기 대권경쟁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사실상 정치적 독립을 선언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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