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상 가장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이가 있다면, 음악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아닐까 싶다. 그의 찬란한 음악적 천재성이 존경스럽고, 좌충우돌하는 천진성ㆍ낙천성은 사랑스럽기만 하다. 신도 그를 퍽 사랑한 듯하다.
허구의 영화이긴 하지만, ‘아마데우스’에서 경쟁자 살리에르는 절규한다. “신이여! 왜 어리석고 천방지축인 모차르트에게는 천재적 재능을 주시고, 제겐 천재를 알아 볼 수 있는 능력만 주셨습니까?” 노력해도 평범한 인간일 수밖에 없는 살리에르는 질투심에 불타 모차르트를 빈곤과 죽음으로 몰아간다.
▦ 하지만 신이 빛나는 재능을 주어 사랑했다면, 또 왜 모차르트가 살리에르를 만나게 하여 35세로 단명케 했을까? 모차르트의 천부적 재능과 업적, 요절의 비극이 드라마틱하게 그려진 ‘아마데우스’는 하나의 가설인 살리에르의 독살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일 뿐이다.
모차르트의 확실한 사인은 아직 정식으로 밝혀진 바 없지만, 티푸스를 앓다가 처제가 지켜보는 가운데 운명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궁핍 상태에 있던 그의 장례는 그나마 어느 귀족의 도움을 받아 최저가로 치러졌다.
▦ 장례식 때 시신 매장도 인부들에게 일임되어, 그 후 그 행방마저 찾기 어렵게 되었다. 최근 모차르트의 것으로 추정되던 두개골을 그의 외할머니ㆍ조카딸 유골과 대조하는 유전자 분석이 있었다.
안타깝게도 그의 유골임을 증명하는 데는 실패했다. 세계적 주목을 받은 모차르트 두개골 분석은 그의 탄생 250주년인 올해 특집 프로그램의 하나였다. 이 위대한 음악가의 탄생 250주년 기념일인 27일이 열흘 여로 다가왔다.
▦ 모차르트의 출생지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와 마지막 10년을 머물렀던 빈에서는 250주년 행사 열기가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그가 잠시라도 거쳐 갔던 런던 프라하 파리 베를린 등도 앞 다퉈 기념공연을 준비 중이다. 그는 11년 동안 200개 도시를 여행했으니 유럽 전체가 들떠 있는 셈이다.
모차르트는 순수 음악미에 빛나는 ‘피가로의 결혼’ ‘마술피리’ 등 700여 곡을 작곡하여 인류 최고의 문화유산으로 남겼다. 올해는 월드컵 축구대회가 열리는 독일 뿐 아니라, 그 이웃나라 오스트리아가 탄생시킨 모차르트 음악을 생각해야 하는 해이기도 하다.
박래부 수석논설위원 parkr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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