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訪美 메르켈 "美에 더 가까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訪美 메르켈 "美에 더 가까이"

입력
2006.01.14 09:56
0 0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3일 취임 8주만에 미국을 공식 방문했다. 매르켈 총리의 방미를 전후한 양국 분위기는 말 그대로 '해빙 무드'다.

양국 정상은 마치 연인을 기다리듯 만남을 기다려온 게 사실이다. 메르켈이 철학이나 동독 치하 경험상 친미적이란 분석도 있다. 그는 집권 전부터 "양국 관계에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신호를 반복해 보냈다. 그는 친미가 독일에 도움이 된다는 노선이다. 자연히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가 동조했던 유럽이 미국식 일방주의의 견제 축으로 작용해야 한다는 프랑스식 대미관은 폐기되고 있다.

이런 '메르켈의 실용주의'는 지난해 12월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독일 방문 당시 처음 선을 보였다. 유럽내 미 중앙정보국(CIA)의 비밀교도소 문제가 쟁점이던 당시 메르켈은 오히려 테러문제에 대한 협력을 강조, 미국의 입지를 넓혀주었다. 메르켈의 이런 입장은 특히 미국 보수주의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니콜라스 번스 미 국무부 정무차관은 "지난해 11월22일 메르켈 집권 이후 양국 관계가 긴밀해졌다"고 말했다

이번 방미에서도 메르켈의 실용주의는 빛을 발할 전망이다. 메르켈은 조지 W 부시 정부에게 선물과 비판을 동시에 준비했다. 방미를 앞둔 지난주 그는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미군의 관타나모 수용소 폐지를 요구하며 먼저 비판을 가했다. 그러면서도 독일 외교관들은 "방미 때 이라크 문제로 사면초가에 놓인 부시 정부에게 이라크 안정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는 약속을 할 것"이라고 흘렸다.

슈피겔은 '먼저 치고 다음에 아첨하기'란 제목의 기사에서 "일면 모순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교묘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메르켈의 관타나모 공격은 친미라는 비난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계산된 발언이란 것이다. 미국도 이 정도의 비난에 전혀 당황하거나 맞대응하지 않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부시 정부가 호감을 갖고 있는 메르켈 정부가 다른 부분에서 협력하는 한 이런 비난은 감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양국의 근본 문제는 미국인들이 독일의 미국 비난에 익숙치 않고, 또 독일인들은 미국에 회의적이란 점이다. 독일 언론 타게스피겔은 사설에서 "메르켈은 미국의 신뢰를 구하는 것과 미국과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는 것에서 균형을 맞추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렇지 못하면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가 '부시의 강아지'로 비하되는 것처럼 엄청난 반대여론에 직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독일에선 여전히 이라크 전쟁 비난여론이 강하고, 프랑크 발터 스타인마이어 외무장관은 슈뢰더 전 총리가 속한 사민당 출신이다.

메르켈은 앞서 유럽연합(EU) 예산안 중재를 통해 첫 국제무대에서 화려하게 등장한 바 있다. 이번 방미에서 미국의 신뢰를 얻을 경우 그의 유럽내 위상과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이란 예상이다. AFP통신은 "메르켈이 미국의 강력한 파트너로 자리잡아 미국과 유럽 갈등의 중재자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