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조사위가 황우석 교수팀의 체세포 복제 개 스너피가 진짜인 것으로 결론을 냈지만 체세포 복제가 아닐 가능성이 해외에서 지적되고 있다.
미국의 개 게놈 연구자는 배아의 할구를 다른 난자에 핵이식하면 체세포 복제와 같은 DNA지문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미국 피츠버그 일간지인 포스트 가제트지 12일자가 보도, 13일 국내에 알려졌다.
지금까지의 분석 결과 스너피는 체세포 복제 개일 가능성이 높다. 미 국립인간게놈연구소는 스너피 논문을 실은 저널 네이처의 요청으로 복제 개 스너피, 체세포를 제공한 타이, 난자를 제공한 잡종견, 리트리버종인 대리모의 혈액을 채취해 DNA지문검사를 수행했다.
이 결과, 스너피와 타이는 핵 DNA가 일치했고, 미토콘드리아 DNA는 불일치해 체세포 복제 개로 결론지었다. 서울대 조사위는 인간게놈연구소보다 훨씬 많은 27개의 유전자 마커를 사용, 극근친교배로 유전자가 일치할 가능성까지 배제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암 유전학·개 게놈 연구소의 대표를 맡고 있는 일레인 오스트랜더 박사는 “스너피가 타이의 체세포를 복제한 것이 아니라, 배아의 할구를 난자에 핵이식한 개라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할구분할 복제는 체세포 복제보다 먼저 개발된 보다 쉬운 기술로, 성체를 복제하지는 못하지만 여러 쌍둥이를 만들 수 있다. 즉 수정란이 8세포기쯤 분열했을 때 세포를 2개나 4개로 나눠서 각각 자궁에 착상시키면 일란성 쌍둥이들이 태어난다.
애초에 스너피에 쏟아졌던 의혹은 나눈 할구세포를 냉동했다가 3년 간격으로 타이와 스너피를 탄생시켜 ‘시간차 쌍둥이’를 만든 게 아니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경우엔 타이와 스너피의 미토콘드리아 DNA까지 같아지므로 이번 DNA검사에서 시간차 쌍둥이가 아니라는 점은 명확하다.
반면 오스트랜더 박사가 제시한 가능성은 배아 할구를 나눠 하나는 먼저 태어나게 하고, 다른 것은 핵을 뺀 난자에 핵치환해 나중에 태어나게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두 마리 개는 핵 DNA는 일치하고 미토콘드리아 DNA는 불일치하게 된다.
만약 네이처가 이러한 의혹이 일리가 있다고 받아들일 경우 서울대 수의대팀은 이를 입증하는 다른 증거를 내놓아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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