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생활 3년째인 한 여검사가 경찰에서 무혐의 송치한 강제추행 범죄자를 끝까지 추적, 기소해 법정구속 시켰다. 직장 동료를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한 후 직장도 그만두고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던 피해 여성은 “추운 겨울에 따뜻한 털옷을 입혀준 검사님께 감사 드린다”고 편지를 보내왔다.
창원지검 통영지청 김공주(31ㆍ사시 42회ㆍ사진) 검사가 지난해 강제추행 피해자 A씨를 만났을 때 A씨는 정신적으로 만신창이가 돼 있었다. 함께 연수 생활을 하던 직장동료에게 강제추행을 당해 고소했지만 경찰은 증거 부족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려 검찰에 송치했다. 그 과정에서 직장에서는 “아무 일도 아닌 것을 문제 삼아 분란을 일으키냐”며 손가락질했고, A씨는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탈모증, 가위눌림, 대인기피증에도 시달렸다.
경찰 조사과정에서도 어떤 배려도 받지 못한 A씨는 김 검사를 만나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김 검사는 가해자 B씨를 지난해 11월 기소했고, 법원에서도 징역 6개월의 실형이 선고돼 법정 구속됐다. 김 검사에 대한 고마움을 잃지 않은 A씨는 새로 자리를 잡은 광주 등에서, 김 검사에게 10여 통의 감사 편지를 보냈다. 김 검사는 “A씨를 만났을 때 무엇보다 불안감을 달래줘야 겠다고 생각했다”며 “피해자의 말을 열심히 잘 들어야 한다는 기본적인 원칙을 따랐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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