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에서 메신저와 미디어 플레이어를 분리하라는 공정거래위원회 결정에 불복하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국내 기업들에게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메일을 받은 기업들은 MS가 공정위 결정과 달리 메신저와 미디어 플레이어를 분리하지 않는 방향으로 뒤집기를 시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공정위가 지난해 12월7일 결정사항을 발표한 뒤 한 달이 지나도록 MS에 의결서를 보내지 않아 이 같은 의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 MS는 최근 기업 고객들에게 유재성 사장 명의로 이메일을 띄워 “공정위 결정이 원하는 대로 내려지지 않았다”며 “도저히 승복할 수 없기에 법원에서 더욱 치열하게 다툴 예정”이라며 공정위 결정에 대한 강한 불복 의사를 나타냈다.
한국 MS는 이메일에서 “이번 결정은 국내 소비자에 해가 되고 IT업계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결정”이라며 “윈도에 소비자들에게 필요하고 시장이 성장할 만한 새로운 기능을 통합하는 것은 국내 법에 전적으로 합치된다”고 공정위 결정을 반박했다.
기업들은 MS로부터 정부 결정에 불복의사를 밝힌 메일을 받은 경우는 처음이어서 이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따라서 이메일을 받은 일부 기업들은 한국 MS가 윈도에서 메신저와 미디어 플레이어를 분리하지 않아도 될 만한 법률적이나 기술적인 확신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MS 관계자는 “공정위 결정에 대한 고객 기업들의 문의가 많아 설명차원에서 메일을 보냈을 뿐”이라며 “법률적 기회인 항소를 최대한 활용하겠지만 아직까지 다른 행위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아직까지 공정위에서 의결서를 보내주지 않아 내용을 모르기 때문에 다른 조치는 생각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공정위 관계자는 “사안이 중대하고 검토할 사항이 많아 시간이 걸린다”며 “초안 작성은 끝났으나 일부 내용을 수정중이므로 이달 말이나 돼야 의결서 전달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메신저와 미디어 플레이어 분리를 원하는 일부 기업들은 의결서 전달 지연에 대해 공정위 준비가 치밀하지 못해 MS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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