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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야수'의 '찰떡궁합 연기 권상우·유지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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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야수'의 '찰떡궁합 연기 권상우·유지태'

입력
2006.01.1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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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남자, 아무리 뜯어봐도 닮은 구석을 찾기 힘들다. 머릿속 생각을 솔직담백하게 툭툭 짧게 내뱉는 권상우(30)와 엷은 미소와 함께 논리적으로 담담하게 가슴 속 이야기를 풀어내는 유지태(30)는 첫 인상부터가 이질적이다.

그런 대조적인 면이 캐스팅에 영향을 준 것일까. 영화 ‘야수’(12일 개봉)에서 두 사람은 다혈질 형사 장도영과 용의주도한 검사 오진우로 강한 콘트라스트를 이룬다.

권상우가 ‘공공의 적’ 앞에서 스프링처럼 튀어오르며 쉴새 없이 분노를 터뜨리는 반면, 유지태는 차분하게 악의 심장부를 압박해가는 집념을 보여준다.

판이하게 보이는 동갑내기 두 배우, 그런데 이상하게도 겉보기완 달리 죽이 딱딱 맞는다. 권력까지 거머쥔 폭력배 유강진(손병호)을 잡아 감옥에 넣기 위해 의기투합한 도영과 진우가 조금씩 마음을 주고 받으며 야수의 길을 함께 걸어갔듯이, 둘은 영화를 찍으며 서로를 관통하는 공통분모를 찾은 것 같다.

그리고 도영과 진우가 파멸의 구렁텅이에 들어가기를 마다하지 않으며 우정을 쌓은 것처럼, 두 사람은 ‘야수’를 통해 친구가 됐다. 인터뷰 중에도 격의 없이 나누는 대화 속에는 서로에 대한 믿음과 정감이 짙게 배어있다.

“상우가 연기를 너무 잘해냈어요. ‘권상우답다’ 싶게 감정 표현을 유감없이 드러냈어요. (권상우를 바라보며) 그렇게 연기하니까 시원하지, 그렇지? 상우를 친구로 만나 연기하게 돼 도움이 많이 됐어요”(유지태) “남들은 저희를 전혀 다른 종류의 사람으로 보지만 서로 잘 통했어요. 지태가 워낙 열심히 연기하는 친구라 촬영 내내 기분이 좋았습니다.” (권상우)

유지태는 “상우가 마냥 고맙다”며 “빈 말이 아니라 정말 좋은 배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솔직히 한류 스타 중에 상우처럼 몸 사리지 않고 연기하는 배우가 어디 있나요. 상우 덕분에 ‘야수’가 일본에 비싼 값(40억원)에 팔리고, 국내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될 것이고…. 이래저래 저는 고맙기만 해요.”

“한류 스타는 무슨…. 아직 갈 길이 멀어요”라며 살짝 눈을 흘기던 권상우도 유지태를 추켜세우기 바쁘다. “지태는 제가 맡은 역할도 충분히 해낼 배우지만 저는 진우 역에 자신 없어요. 지태가 ‘올드보이’에서 배역을 가지고 노는 것만 봐도 저는 부럽기만 해요.”

연기 궁합이 잘 맞은 둘이지만 흥행 결과는 역시 낙관하지 못한다. 특히 권상우는 성적 통지서를 기다리는 학생처럼 초조하고 불안하기만 하다. 부지런히 예매사이트를 검색하며 흥행 성공 여부를 점친다. 유지태는 그런 권상우에게 “다 잘 될거야”라며 어깨를 두드렸다.

비장미가 차고 넘치는 남성 영화로 새해를 함께 맞은 두 사람. 우연인지 둘의 차기작은 멜로다. 권상우는 이한 감독의 ‘청춘만화’에, 유지태는 김대승 감독의 ‘가을로’에 출연해 여성 관객의 가슴을 저미려 한다.

이제 각자 다른 작품 속으로 뛰어들어야 하지만, 어쩌면 둘은 머지 않아 감독과 투자자로 다시 만나 우정을 다질지도 모른다. 여러 시나리오를 다듬으며 장편영화 감독 데뷔를 준비하고 있는 유지태에게 권상우는 돈을 대겠다고 약속했다.

“상우가 투자하면 빈틈 없이 만들어야죠. 친구 돈 까먹을 수는 없잖아요.”(유지태) “지태는 다 잘 해낼 겁니다. 지태와 함께 영화를 만든다면 너무 즐거울 것 같아요.”(권상우)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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