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독일월드컵 첫 상대인 아프리카의 소국 토고는 결코 얕잡아 볼 상대가 아니었다.
토고(FIFA랭킹 56위)는 12일(한국 시간) 튀니지 모나스티 경기장에서 열린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FIFA 50위)와의 평가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며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가나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을 4차례나 제패하고, 이번 독일월드컵에서도 다크호스로 꼽히는 팀이다. 토고는 지난해 11월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 이후 파라과이, 이란, 기니와 가진 3차례 가진 평가전에서 잇따라 패했었다.
토고는 이날 경기를 통해 기니전(9일) 때의 모습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주전 대부분을 투입한 토고는 전반전에는 상대 공세에 밀렸으나 후반 들어 아데카미 올루파데(카타르 알 실리야)를 교체 투입,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올루파데는 28분 절묘한 땅볼 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기니전에 이어 이날도 특급 공격수 에마뉘엘 아데바요르(프랑스 AS모나코)는 결장했다.
공격의 삼각 편대
토고에는 190㎝의 장신 공격수 아데바요르만 있는 게 아니었다. 기니전에서 세나야 주니오르(스위스 YF유벤투스)가 좌우 및 중앙 미드필더를 가리지 않고 멀티 플레이어로 맹활약했다면, 이날 승리의 주역은 올루파데였다. 170㎝의 단신이지만 넓은 시야, 패싱력, 슈팅 감각을 두루 갖춘 그는 월드컵 본선에서 아데르바요르 및 이날 결장한 세나야와 함께 토고 공격의 삼각 축을 형성할 전망이다.
후반전을 조심하라
토고는 독일월드컵 예선전에서 ‘슬로 스타터’(slow starter)라는 별명을 얻었다. 전반에 밀리다가 후반 들어 뒤늦게 발동이 걸리면서 전세를 뒤집는 토고 축구의 이런 특징은 이날도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역습 위주의 전략을 펴기 때문에 상대의 체력이 떨어진 후반에 빠른 공격으로 골을 넣는 경우가 많다”며 “월드컵 예선 12경기에서 기록한 22골 중 14골을 후반에 신고했고, 특히 후반 25분 이후 9골을 뽑아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급소는 허술한 수비
기니전에 이어 이날도 토고의 포백수비(수비수 네 명을 두는 것)는 느렸고, 상대에게 쉽게 공간을 내줘 몇차례 위기를 맞았다. 협력수비도 원할하지 못해 2-1패스에 쉽게 뚫렸다. 특히 측면수비의 경우 오른쪽을 맡은 마티아스(튀지니 에스퍼런스)의 기량이 떨어졌다. 신문선 SBS해설위원은 “측면 뒷공간을 자주 허용하고, 대인마크가 강하지 않다”며 “한국으로서는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측면 공격으로 득점 루트를 열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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