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공모규모가 3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대어’ 롯데쇼핑이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함에 따라 증시 지각변동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는 12일 “롯데쇼핑의 주권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심사한 결과, 상장요건을 충족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돼 상장적격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거래소 관계자는 “롯데쇼핑이 해외 동시공모를 통해 국내 유가증권시장과 런던증권거래소에 동시 상장할 예정”이라며 “유가증권신고서 제출 등의 절차를 거쳐 2월 초쯤 공모일정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체적인 공모규모와 유가증권시장 및 런던증시 상장 비율, 공모일정 등은 13일 중 발표될 예정이나, 외신들에 따르면 공모규모는 전체 발행주식(2,000만주)의 30%선이며 이 중 해외공모에 80%가 배당되고 국내 공모에는 20% 정도가 배당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선 전체 공모규모를 3조원 이상, 국내 공모 규모를 6,000억원 이상으로 추산했다. 공모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2월 중순께 런던과 서울증시에 동시 상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롯데쇼핑의 적정가치는 시가총액 8조8,000억원대인 신세계 수준(8조~9조원)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경우 현재 발행주식만 놓고 볼 때 주가가 40만~45만원에 이를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증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형주가 또 하나 등장하는 셈이다.
이날 증시에서도 이 같은 기대감이 반영된 듯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미도파 등 롯데그룹주가 장중 한때 강한 상승세를 보였으며 유통업종 지수도 상승했다. 특히, 외환시장은 롯데쇼핑의 상장 공모물량 중 80%가 해외공모라는 소식과 함께 대규모 달러 유입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원ㆍ달러 환율이 970원대로 크게 떨어지는 등 ‘유탄’을 맞기도 했다.
롯데쇼핑이 상장되면 신세계 등 기존 유통업계 강자들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 롯데쇼핑은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계열 할인점인 롯데마트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기 때문에 이마트를 앞세운 신세계와의 치열한 업종 대표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관심과 규모를 감안할 때 롯데쇼핑의 포트폴리오 편입은 기정사실”이라며 “이 경우 다른 유통업체들의 포트폴리오 편입비중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한편, 롯데쇼핑의 상장으로 롯데그룹 총수 일가는 막대한 평가차익을 예약해 둔 셈이다. 특히, 최대주주인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의 롯데쇼핑 지분가치는 1조원을 넘어서면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 이어 국내 세 번째로 ‘1조원대 주식부자’에 등극할 전망이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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