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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수 기자회견/ 연구원들 테라토마 사진 조작알고 대책회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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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수 기자회견/ 연구원들 테라토마 사진 조작알고 대책회의 했다

입력
2006.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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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 논문 쓸 때 무슨 일 있었나

2004년 황우석 교수의 사이언스 논문을 쓸 당시 1번 줄기세포가 체세포 복제가 아닐 수 있고, 논문 데이터가 조작됐음을 연구팀 내부에서 인식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테라토마 사진 조작에 대해서는 당시부터 여러 연구원들이 알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에 나온 DNA지문이 사실상 공여자의 체세포였음에도 줄기세포와 체세포인 것처럼 논문에 실린 과정이 핵심인데, 연구자들이 각각 진술이 다르지만 누군가는 관여한 사실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조작 관여자가 한 사람으로 지목되지 않으면서 어쩌면 연구팀 내 다수가 여기에 개입하고 함께 입을 다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테라토마 사진-조작 사실 알고 내부 논의까지

2003년 11월 테라토마(기형종) 확인실험이 이뤄졌지만 논문에 쓰인 사진은 이 사진이 아니었고 이 사실을 여러 명이 알고 있었다.

1번 줄기세포를 쥐에 주입한 것은 생명공학연구원이고, 블록으로 만들어 사진을 찍은 것은 서울대 수의대 김대용 교수였다. 황 교수는 12일 기자회견에서 “처음 테라토마 사진이 안 좋았다”며 논문의 위해 다시 찍었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첫 테라토마 실험에서 제대로 된 결과를 얻지 못했다. 3마리 쥐 중 2마리는 아예 테라토마가 생기지 않았고 1마리도 내배엽과 중배엽은 관찰됐지만 외배엽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완전히 줄기세포임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결과여서 연구팀은 줄기세포 검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었다.

더욱이 논문에 쓰인 테라토마 사진은 김대용 교수가 만든 테라토마 블록이 아니었다. 나중에 서울대 의대 정두현 교수가 황 교수팀으로부터 넘겨받은 테라토마로 사진을 찍었지만 테라토마의 출처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황 교수는 12일“누가 줬는지 정확히 모르지만 아마 미즈메디에서 넘겨받은 것같다”고 말했다. 미즈메디병원측과 황 교수 자신이 공범이라는 의미다.

게다가 논문 작성 당시 류영준 박종혁 김선종 연구원은 테라토마 사진이 조작된 것에 대해 대책회의까지 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1번 줄기세포의 존재를 확신했던 이들은“이렇게까지(테라토마 사진을 조작하면서까지) 논문을 쓸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을 나눴으나 본격적인 문제제기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테라토마를 미즈메디병원에서 갖고왔는지, 누가 테라토마 사진을 조작하라고 지시했는지는 드러나지 않지만 당시 연구팀 내부에서 테라토마 사진이 조작되었음은 다수가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각인 유전자-강성근 교수 "복제 아닌듯" 말해

처녀생식 여부를 확인하는 각인 유전자(RT-PCR) 검사는 서울대 수의대 전현용 연구원에 의해 실시됐다. 조사위에 따르면 1번 줄기세포는 처녀생식으로 만들어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논문에는 처녀생식이 아니라는 증거로 쓰였다.

당시 줄기세포 팀장이었던 류영준 연구원은 강성근 교수를 통해 “결과가 좋지않다(체세포 복제 줄기세포가 아닌 것같다)”는 말을 들었으나 이틀 뒤 강 교수로부터 “처녀생식 아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강 교수, 류 연구원, 전 연구원이 1번 줄기세포가 체세포복제가 아님을 알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나 정확히 누가 조작을 주도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DNA지문-누가 체세포로 바꿔놓았나

2004년 2월 출판된 사이언스 논문을 앞두고 1번 줄기세포의 DNA검사가 2003년 5월, 8월, 10월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장성분소에서 실시됐는데 이 때 논문 속 A공여자와 일치한 것으로 나온 과정도 미스터리다. 줄기세포 시료는 서울대 류영준 연구원이 미즈메디병원 박종혁 연구원에게 보냈고 박 연구원이 DNA를 추출해 국과수로 보냈다. 그러나 어디에서 A씨의 체세포로 바뀌었는지 관련자들의 진술이 모두 엇갈린다. A씨는 미즈메디병원에서 난자를 채취할 때 혈액을 채취한 적이 있다. 이 혈액을 DNA로 추출해 데이터를 조작한 사람이 있어야 하지만 드러나지 않고 있다.

더욱이 논문에 나온 데이터는 국과수에서 검사한 데이터에 손을 대 모양을 조금 고친 것이었다. 국과수에서 DNA분석을 맡은 이양한 실장은 “조사위에서 논문 속 DNA데이터를 보고, DNA피크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그렸다는 사실을 단박에 알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누가 데이터에 손을 댔는지는 조사위에서 밝혀지지 않았다.

논문 제출 후 DNA분석-체세포를 1번 줄기세포로 알고 보관

2004년 2월과 9월 미즈메디병원은 정기검사로 1번 줄기세포 DNA지문을 검사했다. 12일 황 교수가 “박종혁 연구원이 2004년 9월까지 논문과 일치했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이것이다. 미즈메디병원 김진미 연구원이 DNA를 추출, 국과수 장성분소 이양한 실장에게 보내 검사한 결과, 논문과 일치했다. 더욱이 이 실장은 당시 검사하고 남은 DNA를 최근 조사위에 제출했는데 재검사한 결과 역시 논문과 일치했다. 최소한 이 실장이 DNA지문을 조작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체세포가 들어있었다는 뜻이 된다. 하지만 DNA를 추출한 미즈메디병원 김진미 연구원은 “1번 줄기세포라고 쓰인 시료통에서 DNA를 추출해 국과수에 넘겼을 뿐”이라고 말했다.

결국 미즈메디병원이 1번 줄기세포가 아닌 논문 속 공여자의 체세포를 보관하고 있었다는 뜻인데 이 역시 서울대에서 보낼 때부터 바뀐 시료는 보낸 것인지, 미즈메디병원에서 체세포를 줄기세포로 둔갑시킨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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