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서울대 총장은 11일 황우석 교수의 논문 조작에 대해 사과하고, 엄정한 징계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정 총장은 이날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성명을 통해 “황 교수 연구팀이 과학자로서 도저히 해서는 안될 일을 저질러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 과학 공동체에 오점을 남긴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무엇보다도 난치병 치료에 희망을 걸고 계셨던 많은 국민들의 큰 실망을 생각하면 더욱 침통해진다”며 “서울대는 조사 결과에 근거해 이 사건을 추호의 흔들림 없이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정 총장은 “이번 논문조작 사건은 진리탐구를 본연의 사명으로 하는 대학사회에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학문적 범죄 행위”라며 “‘연구진실성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관련 제도를 정비하여 다시는 이번 논문 조작과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대책 마련을 다짐했다.
정 총장은 그러나 대국민 사과와는 별도로 황 교수 감싸기에 앞장섰던 정치권 등을 향해 비판의 말을 서슴지 않았다.
정 총장은 “이번 사건은 일개 연구자의 잘못으로만 돌릴 수 없는 측면이 있음을 감히 말씀 드린다”며 “우리 대부분은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국민의 희망으로 과도하게 부풀린 잘못이 있으며 난치병 이웃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생명윤리란 가치를 외면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이어 “지난 2년간 아직 도래하지 않은 희망을 현실로 착각하면서 귀중한 인적 물적 자원을 낭비했다”며 “이제는 현실을 돌아보고 (황우석) 거품 형성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이들은 크게 자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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