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사흘째 하락했다. 1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20포인트 내린 1,394.09에 장을 마쳤다. 가뜩이나 원ㆍ달러 환율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10월28일 이후 처음으로 사흘 연속 하락세를 보임에 따라 본격적인 조정 돌입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미수금 급증, 상승 종목수 급감 등 불안한 지표가 나타나기 시작한데다가 원ㆍ달러 환율 하락, 국제유가 재상승, 기업공개(IPO)를 통한 공급물량 확대 등 조정폭을 키울 수 있는 요인도 적지 않다.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기간 조정’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한화증권 윤지호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견조한 상승세가 시장의 버팀목이 되고 있으나 체감지수는 이미 조정권에 진입한 상황”이라며 “특히, 현대차 계열인 글로비스 상장을 시작으로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대형 IPO를 통한 공급물량 확대가 악재로 받아들여질 경우 조정 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원도 “9일 기준 미수금이 2조3,479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투기적 거래가 성행하고 있다는 의미이며, 자칫 미수금 정리과정에서 개별종목의 급락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 연구원은 “전술상 ‘반보 후퇴’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조정시 매수’에서 ‘부분 차익실현ㆍ일부 교체매매ㆍ보유 및 관망’으로 투자전략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대우증권 김성주 연구원은 “상승종목수가 줄어들면서 증시의 ADR(하락종목수에 대한 상승종목수 비율)이 급락하는 등 체감지수 하락폭은 이미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증시 조정에 대한 물증은 없지만 심증은 있는 만큼, ‘숨고르기’에 무게를 두고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실적호전 기대감을 키우는 ‘어닝시즌’ 돌입 ▦여전히 견실한 수급 상황 등을 근거로 조정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대신증권 성진경 연구원은 “올해 실적 전망이 긍정적이기 때문에 실적 시즌에 대규모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조금씩 안정을 찾고 있는 환율과 연초 미국증시의 강세, 탄탄한 수급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조정이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키움닷컴증권 이승우 연구원도 “단기적인 환율 충격은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다고 판단되며, 실적 변수는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기존 포지션에 큰 변화를 줄 필요는 없으며 대형 정보기술(IT)주와 낙폭이 커지고 있는 은행주를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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