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레이스가 시작된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15일부터 다음달 24일까지 중동과 홍콩을 거쳐 미국과 시리아까지 돌아오는 대장정에 들어간다. 41일간 무려 지구를 한바퀴 반 도는 강행군이다. 이번 전훈은 독일월드컵을 앞두고 갖는 마지막 장기 합숙훈련이라는 점에서 어느 때 보다 막중하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모두 10차례의 평가전 및 아시안컵 예선전(시리아)을 통해 독일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만날 유럽팀에 대비한 맞춤해법을 마련하고, 최적의 포지션 실험을 완성하는 한편 조직력을 한층 끌어올린다는 구상을 세워놓고 있다.
유럽팀을 넘어설 맞춤전략을 찾아라
아드보카트호가 월드컵 16강에 오르려면 프랑스 및 스위스 축구에 대한 면역력을 길러야 한다. 전지훈련 기간 중 그리스 핀란드 크로아티아 덴마크 등 유럽 4개국과 경기를 갖는 것도 이 때문. 사우디 4개국 친선대회에서 만날 그리스는 상당한 전력을 보유한 팀이다. 월드컵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지난해 유로2004를 우승할 당시의 멤버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개인기보다는 체력과 조직력을 무기로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펼친다는 점에서 스위스에 대비, 좋은 모의고사가 될 수 있다. 이달 하순 홍콩 칼스버그컵 대회에서 맞닥뜨릴 크로아티아와 덴마크 역시 힘을 앞세운 유럽축구에 대한 적응력을 높일 기회다. 특히 크로아티아는 독일월드컵 유럽예선 8조를 1위로 통과한 강팀이어서 아드보카트호의 본선경쟁력을 가늠해보는 잣대가 될 수 있다.
뉴페이스를 발굴하라
이번 아드보카트호에는 국내파와 J리거 24명이 승선했다. 월드컵 최종 엔트리가 23명이고, 해외파 6명의 주전 합류를 감안할 때 이들 가운데 7명은 탈락해야 한다. 코칭스태프로서는 각 포지션에 적합한 최적의 선수를 골라내야 하고, 뉴페이스는 몸을 던져 기회를 잡아야 한다.
우선 측면 공격수인 박주영(서울) 이천수(울산) 정경호(광주) 최태욱(시미즈)등은 해외파인 설기현(울버햄프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차두리(프랑크푸르트) 등이 좌우 윙포워드에 포진할 경우에 대비, 남은 1,2자리를 놓고 서로 주전경쟁을 해야 한다. 정조국(서울) 조재진(시미즈) 등은 중앙의 원톱으로 유력시되는 안정한(FC메스) 이동국(포항)의 틈새를 이번에 뚫어야 한다. 연습생 신화를 꿈꾸는 미드필더 장학영(성남)이나, 늦깎이 수문장 조준호(부천)도 기회를 잡아야 한다.
수비조직력을 완성하라
이번 전훈은 포백시스템의 가동여부를 최종 점검하는 자리이다. 스리백은 이미 대표팀에 익숙한 형태지만 세계축구의 흐름은 윙백의 공격가담이 활발한 포백이 더 효율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 따라서 미드필더 장학영 조원희(수원) 김상식(성남) 등을 윙백으로 내려 시험해 봐야하고, 최진철 유경렬 김진규 김영철의 최적 조합도 짜야 한다. 측면 수비수로 한차례 보직 변경을 했던 김동진의 활용여부도 점검할 부분이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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