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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 위의 이야기] 딱지를 치며 놀던 시절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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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 위의 이야기] 딱지를 치며 놀던 시절이 그립다

입력
2006.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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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한겨울 놀이 모습이 예전과 확실히 달라졌다. 어느 골목에서도 딱지치기를 하는 아이를 볼 수가 없다. 요 근래의 일이 아니라 이미 꽤 오래 전부터의 일이다. 우리가 어릴 땐 조금만 두꺼운 종이가 있으면 형제가 서로 그것을 차지해 딱지를 접었다.

아버지의 와이셔츠 상자나, 학년이 올라갈 때 버리는 지난 학년의 공책 표지처럼 빠닥빠닥한 종이가 가장 인기가 있었다. 그 딱지를 형제간에도 치고 이웃아이들과도 쳤다. 서로 한번씩 자기 딱지로 상대방의 딱지를 쳐서 뒤집으면 따먹는 놀이다. 딱지가 많은 아이는 자루 하나 가득 들고 다니기도 했다.

겨울이면 팽이도 참 많이 돌렸다. 어른들이 깎아주기도 하지만 대개는 자기가 직접 어른 손목 굵기만한 참나무 토막을 원추형으로 둥그스름하게 깎아 만들어 얼음판에서 돌렸다. 팽이 채찍도 말채찍처럼 닥나무 껍질로 우리가 만들었다. 딱지 넘기기를 하듯 얼음판에서 서로 팽이를 쳐서 상대방의 팽이를 쓰러뜨리기 내기도 많이 했다.

예전엔 철마다의 놀이가 따로 있었다. 우리집의 아이는 그런 게 무슨 재미가 있느냐고 말한다. 요즘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는 건 봄이나 여름이나 겨울이나 오직 컴퓨터로 게임뿐인 듯하다.

소설가 이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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