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도 고객, 둘째도 고객입니다.”
유엔이 인정한 세계 최고 브랜드인 전자조달 시스템 구축과 그 정책 수출로 주목받고 있는 진동수(56) 조달청장은 새해 역점사업을 묻는 질문에 “고객만족 서비스 창출을 위해 직원들을 강력하게 밀어붙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딱딱한 관료조직의 장이라기보다는 어느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회사의 경영방침을 소개하는 것 같았다.
사실 조달청은 물품 구매와 시설ㆍ물자 비축 등 사업규모가 28조원에 달하는, 웬만한 재벌을 능가하는 기업형 행정기관이다. 조직 형태도 이미 기업형 조직인 팀제로 바뀌었다. 고객우선 행정을 펼치겠다는 진 청장의 말이 헛되게 들리지 않는 이유다.
전자조달 사업도 시스템의 안정성 확인을 계기로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전자입찰 시스템의 안정성 문제에 대해 진 청장은 “현재 기술 수준에서는 완벽하다”고 장담했다.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기술시연회를 벌인 결과 내ㆍ외부에서 시스템에 불법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무료로 입찰시스템을 이용하던 지방자치단체 등 외부기관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전자조달 시스템이 세계 전자조달체계를 리드할 수 있도록 정책 수출에도 역점을 둘 계획이다. “정책 수출은 제도와 정책을 개도국에 지원해 국위를 선양하고 시스템 구축사업에 우리 기업이 진출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일석이조”라는 게 진 청장의 설명이다.
그 동안 파키스탄과 베트남 정부의 전자조달사업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완료했고 우크라이나 정부로부터 컨설팅 요청을 받은 상태다.
국제금융기구와의 협력체제 구축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여기에는 정보통신부 체신금융국장, 세계은행 대리이사, 재정경제부 국제업무정책관 등을 역힘한 국제금융통인 진 청장의 이력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취임하자마자 그는 전자조달 시스템의 확산과 전파를 위해 세계은행과 미주개발은행, 아시아개발은행 등을 방문해 협력체제 구축 방안을 협의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그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국가기관으로서는 유일하게 ‘외국으로부터 벤치마킹 실적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국무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다.
“세계 최고로 인정받는 전자조달 시스템을 개발한 직원들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거듭 강조한 진 청장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조달청을 대표할 제2의 세계적인 브랜드를 개발하는 데 직원들을 독려하겠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대전=허택회 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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