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버지의 자살을 막지 못한 딸의 가슴 아픈 사연이 보도(4일자 6면)되었다. 단순 자살이 아니라 어쩌면 막을 수도 있었던 사건이었기에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휴대전화를 통해 아버지의 자살 의사를 접한 딸은 경찰, 119 등에 이 사실을 알리고 이를 막기 위해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의뢰했다. 이를 접수한 경찰은 이동통신사 위치정보시스템으로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검찰에 긴급통신수사를 의뢰했으나 “이동통신사에 통신사실 자료 제공을 요청하려면 법원 영장이 있어야 한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딸은 다시 119상황실에 신고 후 위치추적을 요청했으나 이 역시 “자살시도는 긴급구조 요건에 해당하지 않으며, 법 규정상 자살 기도자 본인이 직접 위치추적을 의뢰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해 1월 시행된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은 긴급구조기관에 긴급구조 목적의 개인위치정보 조회를 허용하고 있다. 급박한 위험으로부터 생명, 신체를 보호하기 위하여 본인 또는 배우자, 직계 존비속의 요청이 있는 경우 긴급구조기관은 이통사 등에게 위치조회를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이다.
이 사건도 직계비속인 딸이 위치정보 조회를 요청한 것이기에 긴급구조기관이 정보 제공에 응하는 것이 마땅하다. 관계기관의 세심한 법 규정 검토가 필요하다.
전제경ㆍ정보통신부 홍보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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