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현재 2개의 교원노조가 결성돼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한국교원노조(한교조). 교원노조의 효시는 4ㆍ19혁명 직후 결성된 한국교원노조연합회다. 군사정권이 들어서면서 와해된 교원노조는 1987년 결성된 전국교사협의회가 발판이 돼 89년 전교조로 발전했다.
그러나 법외단체로 규정돼 107명의 교사가 구속되고 1,500명이 해직되는 수난을 겪은 끝에 99년 합법화했다. 당시 교원노조 설립을 자유화하는 교원노조법 통과로 한국노총 산하의 한교조도 함께 출범해 복수 교원노조 시대가 열렸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는 노조가 아니라 직능단체다. 하지만 한국교총 역시 교원의 사회ㆍ경제적 지위 향상이 중요한 설립 목적임을 내세워 노조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사실상 3개의 교원조직이 활동하고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한동안 헤게모니 쟁탈전이 벌어져 교단분열이 심각한 문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회원 확보경쟁이 치열해 23만 명이던 한국교총은 17만 명으로 줄어든 반면, 전교조는 99년 6만 여명에서 9만 5,000명으로 늘었다. 한교조 회원은 2만 5,000명. 전체 초ㆍ중ㆍ고교 교원수가 38만 명임을 감안하면 80% 가까이 교직단체에 가입해 있다.
▦또 하나의 교원노조가 조만간 생겨날 전망이다. 뉴라이트 운동을 주도하는 자유주의연대가 어제 자유교원조합(자유교조) 결성 추진위를 발족했다. 현재 3,000명 정도의 참여교사를 확보했으며, 이를 3만 명까지 늘린 뒤 올 봄에 정식 노조로 등록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난달에는 ‘뉴라이트 전국연합’이 교사단체를 설립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가히 교원조직의 홍수시대다. 자유교조는 전교조가 공립학교에 영향력이 큰 점을 고려해 사립학교부터 세력을 넓혀갈 계획이라지만 교원단체 지각변동이 불가피해졌다.
▦무엇보다 학교현장에서의 이념 대립이 걱정이다. 한국교총은 보수 성향이 짙다. 한교조는 중간, 전교조는 진보적 성향이 강하다. 자유교조는 신자유주의적인 입장이다.
설립목적부터 전교조의 대항마라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교원평가제, 사립학교법, 고교평준화 등 사사건건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뉴라이트 세력은 때가 되면 정치적 선택과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교단이 정치 바람에 휘말리는 건 시간 문제다.
이충재 논설위원 c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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