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특허 출원의 열기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특히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특허출원은 15%의 경이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선진국 평균의 3배에 달한다.
국제특허 출원 규모도 지난 3년간 연평균 23% 이상 증가했다. 이는 우리 국민들이 열과 성을 다해 노력한 창의적 기술혁신의 산물이다.
하지만 특허기술의 양적 성장에 마냥 안주할 수는 없다.
아직도 반도체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는 핵심 원천기술의 확보가 미흡하며, 주력 수출 상품인 휴대폰 산업도 해외 기술 의존도가 높다.
앞으로 끊임없는 기술혁신과 연구개발(R&D)을 통해 우리 경제 성장의 버팀목이 될 핵심 원천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향후 국민소득 2만 달러, 국내총생산 1조 달러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식재산의 창출이 주요한 원동력이 돼야 한다.
특허출원 1% 포인트 증가는 경제성장률을 5년 동안 0.11% 포인트 높여주며, 특허출원 1,000건 증가는 5년 동안 약 4,460억원의 국민소득을 증가시킨다.
지식재산이 경쟁력인 시대에서는 무엇보다 전반적인 경제 시스템이 지식재산을 효과적으로 창출하고 보호하며 사업화로 연계하는 체제로 전환돼야 한다.
이를 위해 시급히 극복해야 할 과제들을 제안해 본다.
첫째 R&D는 특허가 나올 수 있도록 계획되고 평가돼야 한다. 연구개발의 기획 단계부터 선행특허 분석은 필수적이며, R&D 과제 선정, 사후관리에 이르는 전 주기에서 특허를 고려하는 연구개발 시스템이 정착돼야 한다.
둘째 특허가 사업화로 적극 연계될 수 있어야 한다. 특허는 상품화함으로써 비로소 경제적 가치를 낳는다.
하지만 우리나라 특허의 사업화 정도는 전체의 33.2% 수준이며, 특허의 성공비율은 전체 특허의 18.4%에 불과하다.
특허 사업화 촉진을 위해서는 충분하고 안정된 재원이 확보돼야 하며, 특허기술 자체를 담보로 사업화 자금 조달이나 투자 자금 유치가 가능한 금융환경의 조성이 필요하다.
셋째 지식재산의 효과적 활용을 위해 특허권이 신속히 부여되고 실효성있는 특허권 보호가 가능해야 한다.
갈수록 짧아지고 있는 기술 수명 주기에 대응하고 선진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서는 현재 17.8개월이나 걸리는 특허심사 기간을 단축할 필요가 있다.
특허청은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 2007년까지 지식재산 세계 6강 진입을 목표로 중장기 전략을 마련, 관련 시책을 펴나가고 있다.
우선 국가 R&D 투자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특허 정보의 활용을 전 국가적으로 확산하고, 특허를 R&D의 성과지표로 활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중소ㆍ벤처기업의 특허관리 역량 제고를 위해 전국 32개 지역별 지역지식재산센터의 특허 종합컨설팅 사업을 대폭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대학이나 공공 연구기관이 특허 창출 및 성과 관리에 앞장서도록 이들에 대한 특허관리 역량 강화를 중점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2006년 말까지 특허심사 처리기간을 세계 최고 수준인 10개월로 단축해 신기술을 조기에 권리화하는 한편 심사품질도 국제적 수준으로 향상시켜 나갈 계획이다.
특허기술 사업화 촉진을 위해서는 산업은행, 기술신보와 협력해 특허담보대출제도를 확대 시행해 나갈 계획이다.
또 2006~07년 총 1,000억원 규모의 기술사업화 전문 투자펀드를 조성, 고수익이 예상되는 사업화 초기단계 기술을 선별해 사업화 자금을 집중 지원할 예정이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과 병행해 산ㆍ학ㆍ연의 모든 혁신 주체들 또한 날로 치열해지는 국내외의 특허 공세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역량을 끊임없이 배양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종업원의 기술혁신 장려를 위해 연구개발 성과에 대한 적정한 보상체계를 갖추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지식재산 6강 실현은 그리 멀지 않았다. 작금의 활발한 특허 출원의 여세를 몰아 민관이 합심해 지식재산의 창출ㆍ보호ㆍ활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사이클의 구축에 매진한다면 2007년에는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5개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지식재산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우리나라의 선진경제 달성을 앞당기는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종갑 특허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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