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초ㆍ재선 의원들이 청와대를 향해 고개를 빳빳이 쳐들었다.
김영춘 최재천 송영길 의원 등 40대 초ㆍ재선 의원 25명은 9일 의원회관 회의실에서 긴급 토론회를 갖고 1ㆍ2 개각논란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과의 면담, 책임자 해명, 당 중심의 당청관계 재구축 등 6개항을 요구했다. 유시민 의원의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에 대한 집단적인 항명에 다름 아니었다.
모임의 간사격인 최재천 의원은 발표문을 통해 “합리적인 당정청 관계는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당 중심의 전통을 확립하는데 있다”며 당 우위론을 주장했다.
최 의원은 또 “당의 일정을 고려하지 않은 개각으로 지도부 공백을 초래한데 대한 책임있는 관계자의 해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인사 제청권자인 이해찬 총리를 겨냥한 것이다.
최 의원은 이어 당 인사들의 입각은 당과 충분한 협의가 전제돼야 한다,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 반성한다, 비판적 모임을 지속한다는 등 나머지 합의사항도 밝혔다.
최 의원의 브리핑에서는 정제된 표현으로 입장이 발표됐지만 토론회에서는 청와대를 향한 누적된 불만이 격하게 표출됐다고 한다. 그리고 그 화살은 노 대통령과 이 총리를 향했다.
“당은 더 이상 청와대의 부속물이 아니다” “잘못된 개각발표 때문에 온 나라가 시끄러워졌는데 청와대는 오히려 차세대론으로 정당화하려 한다” “개각 파동은 이 총리의 책임이 크며 총리가 당을 무시했기 때문에 당 의장을 빼가는 일이 발생한 것”는 등 비판이 줄을 이었다.
“차제에 청와대와 선을 긋자”라는 얘기도 나왔으나 “당분간 지켜보자”는 여론에 밀렸다고 한다. 개각 파동을 보는 의원들의 불만이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는 증좌였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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