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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사브 '9-5 에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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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사브 '9-5 에어로'

입력
2006.01.0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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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브의 ‘9-5 에어로’(사진)는 비행기를 닮은 차다. 변속기에 달린 ‘터보’ 버튼을 누르는 순간, 급가속이 되며 옆에 있던 차는 어느새 후시경 안으로 사라지기 일쑤이다. 마치 차가 아니라 제트기에 올라 탄 느낌이 들 정도다.

사실 사브는 비행기를 만들던 회사다. 그 때문인지 사브는 항공기 기술을 자동차에 두루 접목시켜 왔다. 자동차에 유선형의 디자인을 처음 도입하고, 전투기의 비상탈출 장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선루프’를 장착한 것도 사브가 최초다. 비행기 꼬리날개처럼 자동차에 ‘리어 스포일러’를 장착, 안전성을 높인 것도 사브다.

‘터보’도 그 중 하나다. 공기를 평상시의 배로 공급해 엔진의 출력을 높이는 ‘터보’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대공포를 피해 높이 날아야 했던 비행기를 위해 고안된 장치다. 직접 운전해 보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터보’의 짜릿함과 매력은 수입차 최고 수준의 재구매율과 열성 마니아층으로도 증명되고 있다.

사브의 또 다른 매력은 겉모습 만으로는 이러한 놀라운 성능을 알아챌 수 없는 겸손함에 있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디자인은 소박할 정도다. 그 때문에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정이 든다.

그러나 승차감에 힘을 쏟은 차가 아니어서 안락한 차라고 말하긴 힘들고 너무 가볍다는 인상도 지우기 어렵다. 실내 디자인도 다소 밋밋하고 구식이다. 배기량은 2,300㏄, 최고 출력은 250마력, 판매가는 7,465만원이다. 그러나 새 모델이 준비되고 있어 이달 중 구입하면 1,465만원이나 싼 6,000만원에 살 수 있다는 점이 귀를 솔깃하게 한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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