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전날 용병 숀 루니(206cm)를 불러 “너를 스카우트 한 것은 한전 같은 팀을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삼성화재를 넘어서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루니는 8일 최고의 활약으로 삼성화재를 물리치는데 1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도 전날 밤 김세진과 신진식에게 이례적으로 전화를 걸어 “현대캐피탈과의 라이벌전에 스타팅 멤버로 뛰어달라고 통보했다. 팀의 최고참이자 주축인 선배들이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달라는 당부였지만 아쉽게도 현대캐피탈의 거침없는 11연승 행진을 막지는 못했다.
김 감독이 이끄는 현대캐피탈이 ‘무적 함대’로 불리던 삼성화재를 또 한 번 침몰시키며 14승1패로 신나는 단독 선두 행진을 이어나갔다. 반면 지난 달 25일 현대캐피탈에 1-3으로 패했던 삼성화재는 1995년 팀 창단 후 겨울리그에서 처음으로 한 팀에 2연패를 당했다.
현대캐피탈은 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프로배구 2005~06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공수에서 한 수 위의 기량을 과시하며 삼성화재를 3-0(25-19 25-22 25-15)으로 완파했다.
전날 상무를 3-1로 제압한 현대캐피탈은 또 새해 들어 적지에서 첫 격돌한 맞대결을 기분 좋은 승리로 이끌며 상대전적에서도 2승1패로 우위에 올라섰다. 삼성화재는 10승4패로 2위.
신 감독이 “용병 한 명에게 졌다”고 말할 만큼 루니의 활약은 돋보였다. 이를 악물고 나온 듯 경기 내내 비장한 표정으로 투지를 보인 루니는 상대 블로킹보다 한 뼘 높은 고공 강타로 팀내 최다인 23득점을 올리며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또 후인정(16점)이 오른쪽을 받치고 가운데서 듀오 장신 센터 이선규(8점)와 윤봉우(6점)도 빠른 속공과 블로킹(각각 4개)으로 힘을 보탰다.
삼성화재는 김세진이 17득점으로 노장의 투지를 보여줬을 뿐 레프트 신진식과 이형두가 각각 6점에 그쳤다. 예상외로 수비에서도 투지와 안정감을 보인 현대캐피탈에 1, 2세트를 내준 삼성화재는 3세트 들어 서브범실과 수비 에러 등이 빈발, 트레이드마크인 ‘조직력의 배구’가 허물어졌다.
김 감독은 경기후 감격에 겨워했고 신 감독은 “23일 용병이 새로 영입된 후에 보자”고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3위 LG화재는 마산에서 상무에 2-3(25-21 25-23 29-31 25-16 11-15)으로 역전패당했고 대한항공은 꼴찌 한전을 3-0(25-22 25-17 28-26)으로 누르며 모처럼 웃었다.
여자부에서는 지난 시즌 우승팀 KT&G가 7연승을 달리던 선두 흥국생명에 풀세트 접전끝에 3-2(21-25 25-20 24-26 25-23 15-13) 역전승을 거뒀다.
대전=박원식 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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