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스위스 로잔의 엘리제 사진전문박물관이 20년 후 최고의 작가로 거듭날 50명의 사진작가를 선정한 적이 있었다.
그 50명에 포함된 독일출신의 요셉 슐츠(39)가 서울에서 첫 전시회를 열고 있다.
기존의 사진미학을 거부하며 1980년대 후반 독일 사진그룹을 이끌었던 토마스 루프의 제자로 독일 현대사진의 계보를 잇는 인재로 주목 받는 인물.
슐츠의 사진에는 이야기가 없다. 그냥 공원 뜰의 노랗고 파란 창고들 따위다. “사진 자체의 이야기보다 카메라라는 제한적인 기구를 가지고 얼마나 독특한 작업을 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사진의 한계를 최대한 극복하고 싶거든요.”
그는 창고, 산업 건축물들을 촬영한 뒤 건축물과 주변환경만 남기고 나머지 부분은 디지털 작업으로 없앤다. 색과 형태에 중점을 두고 주제에 집중한다.
슈퍼마켓에 일렬 정대한 공산품 같은 조립식 빌딩들, 슐츠는 이 하나의 주제만으로 사진을 훌륭하게 표현해 냈다.
현실과 가상이 적당히 뒤섞인 사진들은 그의 철학과 상상력, 감수성의 조화로 이루어진 그 자신의 정신세계다.
경영학을 전공하던 대학시절부터 사진 찍기를 좋아해 틈틈이 작업을 했고 졸업 후 사진전문학교인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에 입학했다.
“그저 좋으니까요. 1~2년 사진을 찍다 보니 이게 정말 내가 가야 할 길이이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은 정말 흥분되는 일입니다.”
서울은 사진학교 다닐 때 한국 친구들로부터 자주 들어 꼭 한번 방문해보고 싶은 도시였다고 했다. “첫 느낌이 ‘넘치는 에너지’였어요.
한국을 배경으로 한 작업도 하게 될지 모르지요.” 서울 강남구 청담동 갤러리 뤼미에르에서 열리는 전시는 2월5일까지.
(02)517-2134
조윤정기자 yj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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