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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당이 있나, 있다면 어디서 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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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당이 있나, 있다면 어디서 뭘 하나

입력
2006.01.0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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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렇게 국민이 피곤하고 나라가 어지러운 이유 중 하나는 여당의 혼란과 무능이다. 대통령에 대해서는 무기력하고 야당과의 관계에서 있어야 할 정치력은 없다. 대통령과 여당은 국정운영의 공동 책임자이지만 대통령의 실정이 여당을 깎아 먹고, 여당은 대통령에 아무 힘을 쓰지 못한다. 그러니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도가 함께 바닥을 기는 것이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개각 문제를 두고 열린우리당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안쓰러운 여당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대통령은 유시민 의원의 보건복지부 장관 기용을 강행함으로써 여당의 입지를 깔아뭉갠 셈이 됐다. 온갖 풍파로 당 의장이 바뀌더니 이번 개각 파동에서는 일곱 번 째 기록을 만들었다. 개혁의 주체를 자임하던 창당 때로 돌아가 보면 웃을 수도 울 수도 없을 희한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입각의 문제만이 문제가 아니다. 정동영 김근태 두 장관의 ‘복당’은 집권층 내에서 당의 존재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당권 다툼을 시작한 두 사람의 신경전은 벌써부터 가관이다. 이들 중 누군가는 또 한 사람의 새 대표가 되겠지만 여기서 국정을 뒷받침하고 민심과 여론을 반영하는 여당의 기능과 역할은 온 데 간 데 없다. 이 사람 저 사람 아무 때나 필요한 대로 빼거나 꽂는 데 동원되는 것 말고는, 명색이 집권당인데도 주도적으로 하는 일이 없어 보인다. 당은 그저 권력 쟁투의 과실을 위한 과일밭일 때나 필요한 신세인 양 무기력하다.

이리 끌리고 저리 밀리는 열린우리당의 처지는 자초한 결과다. 옳으냐 그르냐를 한창 따지다가도 대통령의 말 한 마디면 일사불란한 대오로 침묵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지난 해 연정 파동이 대표적이다. 국민에게서 점수를 따는 여당이기는 글러 버린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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