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인기 선택사양(옵션)이 변화하고 있다. 오디오의 경우 카세트테이프보다는 콤팩트디스크(CD), CD 보다는 MP3플레이어가 각광을 받고 있다. 길 안내를 도와주는 내비게이션을 장착한 차도 점점 늘고 있다. 최근에는 여성 운전자가 증가하며 후방 경보 장치를 장착한 차도 상당히 늘었다. 업계에선 “옵션을 보면 시대상을 읽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자동차 옵션 중 가장 비싼 자동변속기는 무엇보다 편의성을 추구하는 사회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자동변속기의 경우 여성 운전자가 늘어난데다, 운전 중 통화를 하거나 내비게이션을 보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이제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 됐다. 기아차의 경우 1990년대까지만 해도 70~80%에 머물던 자동변속기 장착 비율은 2004년 87.5%를 거쳐 지난해엔 93%까지 치솟았다.
후진 때 장애물이 감지되면 경보음을 내는 후방경보장치 역시 특수를 누리고 있다. 업체들도 이러한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기아차는 준중형차인 ‘쎄라토’에도 적용되지 않던 후방경보장치 옵션을 최근 소형차인 ‘프라이드’에 적용했다. 소형차의 주요 고객인 여성을 겨냥한 것이다. 현재 프라이드의 경우 20만원인 후방경보장치 옵션을 선택하는 비율은 15% 정도다.
내비게이션은 방향 감각이 둔한 ‘길치들’에게 든든한 길안내 역할을 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70만~80만대가 팔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내비게이션 시장이 이처럼 급성장한 것은 지난해초만해도 50만~100만원대였던 가격대가 최근 30만원대로 낮아진 것도 큰 영향을 미쳤지만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며 주말마다 차를 타고 여행이나 맛집 등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들어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이 가능한 내비게이션이 속속 선보이며 내비게이션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레저 생활의 증가는 ‘선루프’와 ‘루프랙’의 장착 비율도 높여놓고 있다. 기아차 ‘쏘렌토’의 선루프 장착률은 2004년 70%에서 지난해 75%로 상승했고, ‘스포티지’도 같은 기간 41%에서 47%로 증가했다. 겨울철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루프랙도 2004년에는 89%에서 지난해엔 93%로 상승했다.
MP3플레이어나 CD플레이어의 증가는 멀티미디어세대인 젊은층의 수요를 반영하고 있다. 젊은층이 주로 구입하는 기아차 ‘스포티지’의 경우 지난해 MP3ㆍCD플레이어 적용 비율이 82%까지 올라갔다.
안전 의식이 커지며 운전석 뿐 아니라 동승석 에어백과 브레이크잠김방지시스템(ABS)도 기본 사양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2004년 카니발의 경우 동승석 에어백 장착률은 16.8%였으나 지난해 출시된 그랜드 카니발은 25.6%로 크게 증가했다. 쎄라토도 2004년 81.8%였던 ABS 장착 비율이 지난해엔 85.1%로 늘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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