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한국 유학생들의 논문을 교정해주고 지금도 인생 상담자 역할을 하는 85세의 프랑스 수녀 베르나데트 마르텡-드캉씨가 지난 3일 주불 한국대사관으로부터 공로패를 받았다.
파리 옥실리아트리스 수녀회 소속인 베르나데트 수녀는 1990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아무 대가 없이 한국 학생들의 석ㆍ박사 학위논문과 보고서를 교정해주고 프랑스어 연습 상대자이자 인생 상담자가 돼 줬다.
대사관 등에 따르면 1990~2000년 부정기적으로 유학생들의 논문 및 보고서 등을 교정해주던 베르나데트 수녀는 2000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는 아예 1주일 내내 대부분의 시간을 논문을 교정하고 학생들과 상담하는 데 쏟았다. 이 기간에 수녀가 한 주에 면담한 한국 학생은 보통 20~30명 정도. 학부와 대학원에서 현대문학을 전공한 베르나데트 수녀는 유려한 문장력으로 서툰 프랑스어 논문을 다듬어 줬고 객지생활에 심신이 지친 학생들에게 마음의 휴식을 제공했다.
‘도울 수 있는 모든 사람을 도와주라’는 수녀회의 모토를 한국 학생들에게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박사학위 논문을 쓸 때 그의 도움을 받은 학생만 해도 40명 가까이 된다고 대사관은 전했다. 학생 논문작성을 돕기 시작한 90년대에는 여러 나라 학생이 도움을 받았지만 결국에는 맥이 끊기지 않은 한국 학생들이 베르나데트 수녀의 문하생 중 대다수를 차지하게 됐다.
특히 베르나데트 수녀는 한쪽 눈이 완전히 실명한 상태에서도 논문 교정을 지속함으로써 유학생들에게 큰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수녀의 이야기를 대사관에 소개한 손정훈(37ㆍ파리1대학 문화행정학 박사과정)씨에 따르면 수녀는 약 10년 전부터 한쪽 눈을 완전히 잃은 상태에서 논문을 교정해주다 지난해 9월 백내장 등으로 더 이상 책을 보면 나머지 한쪽 눈마저 위험하다는 의사의 권고로 논문 교정을 그만뒀다고 한다.
논문 교정은 못하게 됐지만 그는 아직도 학생들과 상담은 계속하고 있다.
손씨는 “수녀님은 학생들에게 아낌없이 퍼주면서도 학생들의 논문을 통해 한국의 언어, 문화 등 많은 분야를 알게 됐고 한국이란 나라를 가깝게 느끼게 돼 오히려 기쁘고 감사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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