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6일 비상집행위ㆍ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를 열어 3선의 유재건(69) 의원을 새 당 의장에 추대했다. 2003년 11월 우리당 창당 이후 7번째 당 의장이다.
유 신임 의장은 2ㆍ18 전당대회까지 당을 이끌 시한부 관리형 의장이다. 하지만 임무는 막중하다. 전당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최근 개각 파문에 따른 당내 계파간ㆍ당청간 갈등을 해소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이 그의 어깨에 얹혀있다.
본인의 고사에도 불구하고 유 의장이 추대된 것도 비상집행위원 중 최연장자이자 중도파인 그가 갈등을 봉합하는 인화형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유 의장은 온화하고 합리적인 성품으로 정평이 나 있다.
시도위원장들은 이날 유 의장과 임채정, 김혁규, 한명숙 의원 등 4명의 후보 중 과반수 득표를 얻은 사람이 나올 때까지 투표를 하는 교황선출 방식으로 의장을 결정했다.
유 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소속된 공동체에서 필요로 하면 청소부나 급사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갈등이나 개인 욕심 때문에 당이 손해보지 않도록 힘을 합치자고 인간적으로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취소된 당청 만찬에 대해선 “새 지도부가 가기로 합의된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연락해서 곧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의장의 앞길은 그다지 순탄치 않아 보인다. 전대를 앞두고 계파간 치열한 싸움이 예고되는 데다, 개각에 거세게 반발했던 초ㆍ재선 의원들이 6일에도 당청관계 재정립을 주제로 회동을 갖는 등 여전히 갈등이 내연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40여일 짜리 의장에 얼마나 힘이 실릴 지도 미지수다.
유 의장은 원내대표 경선이 열리는 24일 중앙위원ㆍ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공식 추인을 받는다. 서울 출생인 그는 재미 인권변호사 출신의 미국통으로, 현재 국회 국방위원장과 당내 ‘안정적 개혁을 위한 모임’(안개모)의 회장을 맡고 있다.
한편 이미 사퇴의사를 밝힌 정세균 의장과 전대 출마를 준비 중인 김영춘, 조배숙 비상집행위원은 이날 당 지도부에서 물러났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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